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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신을 뿌리쳐야 한다.

쇼핑

by 깨리

옷을 사랑하는 나는 지름신과 가까워지면 안 된다. 현재도 옷의 무덤에서 살고 있기에 더 늘어나면 큰일이다. 하지만 매력 있는 옷들이 살랑거리며 나를 유혹한다. 그 손짓에 안 넘어가려고 노력하지만, 뿌리치는 게 쉽지 않다.

누군가가 나에게 멋진 옷과 맛난 음식 중 한 가지만 선택하라고 하면 나는 당연히 멋진 옷이다.

그만큼 옷이 먹거리보다 좋다. 그래서 쇼핑 특히 눈으로만 하는 아이쇼핑을 좋아한다.


우울한 기분이 들면 곱게 차려입고 밖으로 나간다. 사지도 않을 옷을 사러 옷에 나라로 여행을 떠난다.

그 나라에 도착하면 형형색색 의류들이 나에게 말을 건다.

"나 좀 봐 예쁘지? 사고 싶지? 입어봐! 이리 와"

대답하고 싶지만, 거기에 응하면 지름신이 오신다. 아이쇼핑을 가지만 구매로 이어지고 만다.

고민에 시간은 짧아지고 지갑은 가벼워지며 마음은 무겁다.


계획적인 쇼핑은 즐거움과 만족감을 주지만 충동구매는 불편함과 죄책감을 안겨줘서 실패가 많다. 그래서 아이쇼핑은 월급날이 가까워질 때 해야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 자의가 아닌 타의로 나를 묶어야 한다.


저대로 된 쇼핑을 하려면 입고 싶은 옷과 입을 수 있는 옷으로 구분해야 한다.

두 번째는 꼭 필요한 옷인지 확인해야 하고 마지막으로 구매할 때 지불해야 하는 돈이 아깝지 않아야 한다.

이상하게 디자인, 소재, 구매 금액 세 가지 모두 다 만족스럽지 못하면 그 옷에 손이 가질 않는다.

옷도 자주 입고 뽐내줘야 본연에, 역할에 충실해진다. 제 기능을 발휘하면 입은 사람이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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