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년 연말부터 남편과 정기적으로 가는 곳이 생겼다. 둘 다 술은 못 먹고 딱히 즐기는 취미도 없는 우리는 2주에 한 번이나 한 달에 한 번 스트레스를 풀고자 거기에 간다.
늦으면 들어가기 힘들어서 적당한 시간 10시 반 이전에 가야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나오는 시간은 내 맘대로이다. 집에서 든든히 저녁을 먹고 활동적이며 가벼운 옷차림과 두툼한 겉옷을 입고 지하철을 탔다가 버스로 다시 이동해서 목적지 도착한다.
현관에 도착하면 직원의 안내에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이동한다. 문이 열리면 일행의 명수를 체크하고 안내에 따라 자리에 앉는다. 음악 소리는 크고 사람들이 북적댄다.
다들 각자의 일들로 바쁘다. 주로 남자끼리 여자끼리 온다. 우리만 남녀같이 왔다. 술은 안 먹지만 시켜야 한다. 기본 테이블값으로 기본을 깔아야 한다. 어쩔 수 없지!
음악을 듣는데 아직 우리 곡이 아니다. 몸이 당기지 않는다. 시간 타임 별로 음악이 다르니 더 기다려본다. 남편과 내 음악취향이 좀 다르다. 나는 그루브가 있으면서 약간 느리고 억 박자 리듬을 좋아하고 남편은 그루브가 있으면서 템포가 빠른 정박자를 좋아한다.
예를 들면 남편은 하우스 힙합 스타일, 나는 알엔비 힙합 스타일을 무지 좋아한다. 그날도 내가 필이 딱 오는 음악이 나와서 몸이 먼저 반응해 발이 스테이지로 나가 박자를 탄다.
음악 소리가 귀를 통해 머리로 향해 한 바퀴 돈 후 머리가 뜨끈해지면 뒤통수를 관통해 등으로 내려오며 팔과 손끝에 리듬을 선사하면, 허리에 전율이 흐른다. 이윽고 다리는 템포에 맞춰 발을 움직여 한 동작을 시작한다. 몸은 음악의 흐름에 따라 파도를 타듯 같이 살아 움직인다. 그 순간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정신없이 추고 나면 몸은 어느 때보다 가볍고 만족감을 느낀다.
그때였다. 어느 여자분이 나에게 다가온다.
"저, 언니 춤 잘 추시네요. 너무 멋지세요"
나를 보며 엄지 척을 양손으로 보여주며 웃으며 인사한다. 얼결에 인사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