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에게

by 나디아


며칠 전 또 불쑥 J가 나타났다.
요즘 빠져있는 마카롱이라며 쑥~ 내밀며.
저번에 만났을 때부터 자기가 밥을 한번 살 거라더니 오늘 드시면 안되겠냔다.
코 찔찔 묻은 손은.... 아니지만 네가 번 돈으로 밥을 얻어먹어도 되겠니
한사코 거절하는 것도 아이의 기쁨을 앗아가는 것일 테니 그래! 칼국수 먹자 날도 꾸물한데~
그렇게 칼국수를 먹으며 성토... 점점 커지는 아이의 목소리를 다독다독 낮추어가며
"그 마카롱집 여기 어디라며? 데려가봐~ 커피 마시자"


네 얼굴에 꽃


J야
아빠도 잘... 살고 싶으셨을 거야
푸른 꿈을 꾼 적도 있으시겠고
너만큼 (네 유전자 딱! 아빠일걸?) 열혈 청춘이었던 시절도 있었겠고.
그땐 그렇게 우리 모두가 노력하면 훌륭한 사람이 될 줄 알았지
(그 훌륭함이 무엇인지 정의 내리긴 어렵지만)
아니다 그 바로 아랫단계,
평범하지만 단단한 삶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겠지
근데 J야 내가 말했지?
살다 보면 뜻하지 않게 주저앉을 때가 있단다. 털썩....ㅡㅡㅡㅡㅡ
모진 의지와 용기로 극복하고 원상복귀,
혹은 해피한 대반전을 이루면 좋겠지만
사는 게 있지... 때론 정말 누군가에겐 잔인하기도 하더라
그렇게 오래도록 주저앉아 어떻게 일어나야 할지, 어디로 가야할지, 어찌할 바를 모를 때도 있단다
어른이 돼도 그래... 어른도 그래
어린아이처럼 엉엉울수 없으니
아빠처럼 술을 마시기도 하고 이리저리 허우적 허우적... 아름답지 못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겠지

어떤 어른이 말했잖니, 나도 60살은 처음이라고.
아빠도 노력하셨을 거야
노력해도 노력한 만큼 눈에 보이는 무언가가 없을 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때
그래도 살아가야 하니까
그래도 삶은 계속되어야 하니까 온몸으로 폭풍우를 맞닥뜨리고 계신 걸 거야

J야 네가 머릿속으로 그리는 딱 그만큼의 어른, 엄마, 아빠
그 모습이 아닌 게 너무 이해 안 되고, 아프고, 힘들지?
어른이, 그들도 더 잘 살고 싶었단다
스물... 그래 사랑이 아직 더 필요한 나이지
응석도 부리고 철없이 징징대도 아직 이쁠 나이지
꽃과 같은 J야
너는 모를, 그러나 나는 보이는 이야기를 해줄까
고단한 삶의 길 한가운데서 돌짝밭을 만나 걸려 넘어져
아직 일어나지 못한채 일어날 힘을 주워 모으고 있는 중일지라도
너의 엄마, 아빠는 너를 사랑한단다
나는 그게 보이는걸?
그러니 우리 좀 더 기다려드리자

그 사이 너는 더욱더
화사한 꽃을 피우겠구나






#j에게

#꽃청춘에게

#나도중년은처음인지라

#어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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