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말했다.
생각은 질병이라고.
그렇다.
나는 너무 많이 생각한다.
아이를 혼자 두게 될까 봐
누군가를 만나지 못하고,
약속 하나 잡는 일도 쉽지 않은 현실.
고립된 시간 속에서
‘근로 무능력’이라는 이름과 싸우며
한 아이의 엄마로 살아간다.
내게 주어진 업처럼,
도망칠 수 없는 자리처럼.
냉정한 세상으로 나가는 것이 두렵다.
사람 속에서 복이 오기도 하지만
같은 자리에서 상처도 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나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완전히 숨지도 못한 채
어정쩡한 경계에 서 있다.
나는 책을 좋아한다.
글을 읽는 시간이 좋다.
생각이 질병이라면 책을 읽고 생각하면 안될 텐데.
공장에 나가 돈을 벌고 싶지 않고,
생계를 위해 설거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사람들 사이에서 다시 상처받고 치열하게 살고 싶지도 않다.
정신과약을 먹고
근로 무능력 판정을 받았지만
그렇다고 마음까지 무너진 것은 아니다.
다만,
사람이 무서워 숨어버린 사람.
그게 나다.
그런데 또 모순이 있다.
사람이 그립다.
사랑이 그립다.
정이 너무 그립다.
사람에게 상처받으면서도
사람을 통해 살아나는 존재.
나는 그 역설 속에 묻혀 있는 사람이다.
생각은 질병이라지만
나는 생각하는 일을 사랑한다.
글을 읽는 일,
문장을 쓰는 일,
한 문장을 붙잡고 오래 머무는 시간.
그 모든 것이 나를 살게 한다.
밝음 속에도 어둠이 있고
어둠 속에서도 빛은 있다.
나는 어둠 속에 있으면서도
끝내 밝음을 좇는 사람이다.
그래서 아직 희망이 있다.
완전히 포기한 사람은
빛을 찾지 않는다.
나는 여전히 찾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안에는 아직 사랑이 남아 있다.
상처받았지만
사랑을 버리지 않은 사람.
그게 바로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