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어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

살다 보면 문득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버린 것 같은 순간이 찾아옵니다. 분명 최선을 다해 살아왔는데도, 어딘가에서 잘못된 선택을 한 것만 같고, 노력은 보상받지 못하며, 주변의 사람들은 저마다 성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에 비해 나만 정체된 듯한 기분이 들고, 때로는 세상이 나를 버린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런 순간이 올 때, 우리는 쉽게 세상을 원망하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우리가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인생은 우리의 의지대로 흘러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낙담하기보다 내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야말로 삶을 다시 바로 세우는 첫걸음입니다.

전설적인 산악인 에드먼드 힐러리는 1953년,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와 함께 인류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을 정복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기상 변화, 극한의 추위, 산소 부족 등 숱한 장애물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그러나 힐러리는 정상까지의 거리를 걱정하기보다 눈앞의 한 걸음에 집중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산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극복하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그가 정상에 도달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우리의 삶도 이와 비슷합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가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음 걸음을 어떻게 내딛을 것인지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에 집착하기보다는, 현재 주어진 조건 속에서 최선을 다해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삶을 살아가는 올바른 태도입니다.

미래를 너무 멀리 내다보면 불안해지기 쉽습니다. 희미한 미래에서 언제까지 이 고된 하루하루를 버텨야 할지, 대출은 다 갚을 수 있을지, 내 집 마련은 가능할지, 아이들은 언제쯤 조금 더 자랄지. 끝이 보이지 않는 질문들이 쏟아집니다. 그러나 때로는 그런 걱정들을 잠시 내려놓고 지금 눈앞에 있는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더 의미 있을 때가 있습니다. 너무 먼 미래는 불투명하고, 불확실하지만, 현재의 나는 분명하고 선명합니다. 오늘 하루를 충실히 살아내는 것이야말로 내일을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삶은 거대한 파도처럼 우리를 휩쓸어 가려 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우리는 방향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결과를 온전히 통제할 수 없더라도, 과정에 집중하는 것. 원하는 것을 당장 얻지 못하더라도,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 작은 태도들이 모여 결국 우리의 인생을 더 나은 곳으로 데려다줄 것입니다. 비록 지금은 힘들고 지치더라도, 끝내 우리는 더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해 있을 것입니다.

할 수 있는 것을, 가진 것으로, 지금 있는 곳에서 하라. -시어도어 루스벨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