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세월에 따라 변하는 나의 쉼표

by DJ

나이가 들수록 스트레스 해소법도 변해감을 느낍니다. 10대 시절에는 친구들과 PC방에서 게임을 하며 학업의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부모님 몰래 학원 마친 뒤 도서관에 간다고 둘러대고, 어둑해진 저녁 PC방에서 게임을 하던 그 짜릿한 순간들이 떠오릅니다.


20대에 접어들어 대학에 가서는 술이 스트레스 해소의 중요한 수단이 되었습니다. 시험 성적이 좋지 않을 때, 연애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진로에 대한 막연한 불안이 밀려올 때마다 친구, 선배, 후배들과 술을 마시며 위로를 나눴습니다. 직장에 들어가서도 동기들과 한 잔 기울이며 회사 생활의 어려움을 잊곤 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신나게 먹고 마시며 건강을 낭비했습니다.


30대가 되자 무작정 술을 마시기엔 체력이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대신,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했습니다. 한강변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아무도 없는 길에서 소리를 질러보기도 하고, 크게 음악을 틀어놓고 달리며 머릿속을 비우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운동하고 퇴근한 후에는 온몸이 개운해졌고, 아이들을 재우다 제가 먼저 잠들 때도 많았습니다.


40대가 된 지금도 여전히 술과 운동을 즐기지만, 점점 커지는 스트레스를 온전히 해소하기에는 부족함을 느낍니다. 회사에서의 책임은 늘고, 아이들이 자랄수록 교육비 부담도 커집니다. 영어를 잘하면 해외 프로그램을 보내주고 싶고, 운동을 잘하면 전문적인 학원에 보내고 싶지만, 그럴수록 비용은 점점 늘어갑니다. 직장에서는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중역의 위치에 서게 되었고,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상사의 질책은 단순한 꾸짖음이 아니라, 때로는 제 인생을 부정받는 듯한 상처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무작정 시작한 글쓰기를 통해 내면의 스트레스를 내려놓습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감사일기와 브런치 글쓰기가 어느새 제 삶의 중요한 일부가 되었습니다. 글을 쓰며 내면을 돌아보고, 고민을 정리하며, 걱정이 스트레스를 줄여주지 않는다는 깨달음도 얻게 됩니다. 점점 더 발전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스스로 내공이 쌓여가는 느낌입니다.


매일 글 한편 쓴지도 어느덧 3개월이 되어 갑니다. 예전에는 짧은 글 한 편을 쓰는 것도 어려웠지만, 이제는 글쓰기 근육이 생긴 것 같습니다. 꾸준한 기록이 저를 성장시키고 있습니다. 50대에는 또 어떤 방식으로 제 인생의 스트레스를 덜어낼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15화선입견 없이 세상을 바라보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