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하루 24시간. 하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하루의 결은 달라집니다. 마치 같은 재료로도 전혀 다른 요리를 만들어낼 수 있듯이, 하루의 질도 결국 시간 사용법에 달려 있습니다.
예전의 저는 아침마다 정신이 흐릿한 채로 출근길에 나서곤 했습니다. 겨우 눈을 뜨고 서둘러 준비해 집을 나서지만, 몸은 물론 마음까지 준비되지 않은 채로 하루를 시작했죠. 하지만 어느 날부터 출근 전 10분 동안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변화가 생겼습니다. 단 10분,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시며 조용히 책장을 넘기는 그 시간이, 잠에서 덜 깬 정신을 맑게 깨워주고 하루를 차분하게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날 읽은 한 문장, 한 문단이 생각의 깊이를 만들고, 출근길의 풍경조차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자투리 시간의 힘을 믿게 되었습니다. 출근 전 10분, 출퇴근 시간 30분, 점심먹고 20분, 잠들기 전 15분. 이전에는 그냥 흘려보내던 그런 짧은 순간들이 모이면 하루에 30분, 한 달이면 15시간이라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됩니다. 그 시간 속에서 저는 짧은 글을 읽고, 메모를 정리하고, 가끔은 숨을 고릅니다. 그렇게 자투리 시간을 ‘살아있는 시간’으로 만들기 시작하자, 하루의 밀도가 달라졌습니다. 단지 바쁘게만 사는 것이 아니라, 충실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감각이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흔히 바쁘게 살아가지만, ‘정작 나는 무슨 일을 하며 하루를 보냈는가’ 하는 질문 앞에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분명 하루 종일 움직였지만 손에 남은 게 없는 것 같은 허탈함,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입니다. 그러나 자투리 시간을 의식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저는 그런 공허함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 시간을 통해 제가 제 삶의 리듬을 되찾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누군가는 늘 시간이 모자라 아등바등 살아가고, 또 누군가는 일과 여가, 몰입과 휴식을 조화롭게 누리며 살아갑니다. 이 차이는 단순한 업무 능력이나 체력의 차이가 아닙니다. 시간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 자투리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차이입니다.
습관적으로 눈앞의 일만 처리하다 보면, 결국 시간에 끌려다니게 됩니다. 반대로 시간을 주체적으로 바라보고, 매 순간을 의식적으로 선택하면, 우리는 비로소 시간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이는 말합니다. “승자는 시간을 관리하며 살고, 패자는 시간에 끌려 산다”고. 저는 이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모두에게 평등하게 주어지는 자원, 시간. 그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우리의 하루, 더 나아가 인생의 방향이 결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