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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인간의 거울이다

by DJ

특히 지금 시대처럼 재테크가 일상화되고, 투자와 소비의 선택이 개인의 미래를 좌우하는 시대에는 돈을 다루는 방식이 그 사람의 사고방식과 성향을 훨씬 더 정확하게 드러냅니다. 재테크는 단순한 금융 행위가 아니라, 나의 가치관을 숫자로 표현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어떤 사람은 안정적인 예금과 적금, ETF를 선호합니다. 이는 ‘기대보다 안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성향을 보여줍니다. 반면 또 어떤 사람은 주식, 심지어 코인 같은 변동성이 큰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합니다. 이는 높은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는 성향, 혹은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을 반영합니다. 같은 금융상품을 두고도 서로 다른 선택을 한다는 것은, 결국 돈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은 어떤 미래를 상상하는가’의 문제입니다.


소비를 바라보는 태도 역시 중요한 거울입니다. 누군가는 소비를 행복의 보상으로 여기고, 누군가는 소비를 통해 경험을 사기도 합니다. 같은 돈으로 비싼 명품을 사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그 돈으로 가족 여행으로 경험을 사기도 합니다. 그 소비 기준 속에는 언제나 그 사람의 삶의 우선순위가 숨어 있습니다. 자신이 가진 돈을 어디에 쓰느냐는 결국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또한 돈을 관리하는 태도는 한 사람의 ‘시간 감각’을 드러냅니다. 미래를 중시하는 사람은 오늘의 지출보다 내일의 자산을 먼저 고려합니다. 이들은 투자·절약·장기 계획을 통해 시간을 아군으로 만듭니다. 반면 오늘의 즐거움을 우선하는 사람은 미래보다 현재의 만족을 중시합니다. 어느 쪽이 더 옳고 그르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우리는 그 선택을 통해 자신이 시간과 삶을 어떤 비율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재테크에서의 태도 또한 인간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하락장에서 패닉에 빠지는 사람도 있고, 차분히 매수 계획을 유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수익이 나면 과한 자신감으로 위험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도 있고, 조용히 원칙을 지키며 꾸준함을 유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러한 행동 패턴은 단순한 투자 스킬의 차이가 아니라 감정 관리, 사고의 깊이, 자기 통제력이라는 개인의 내면을 보여줍니다. 특히 현대 재테크에서 중요한 것은 ‘돈을 어떻게 모으느냐’보다 ‘돈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입니다. 돈 앞에서 불안을 느끼는 사람은 늘 부족함을 느끼고, 돈 앞에서 욕심이 앞서는 사람은 늘 더 큰 불안을 갖게 됩니다. 돈을 삶의 중심에 두는 사람은 결국 돈에 의해 흔들리고, 돈을 삶의 도구로 바라보는 사람은 오히려 자산의 변동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재테크를 단순히 자산을 늘리는 기술로 보지 않습니다. 재테크는 결국 나의 내면을 훈련하는 일입니다. 인내심을 기르고, 장기적 관점을 유지하고, 감정에 흔들리지 않으며, 꾸준함을 쌓는 과정입니다. 돈의 증가는 그 과정에서 얻는 부수적 결과일 뿐입니다.


돈은 우리의 선택과 성향, 불안과 욕망, 인내와 조급함을 모두 드러냅니다. 그래서 돈을 잘 다스린다는 것은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중요합니다. 돈과의 관계를 건강하게 만들면, 그 사람은 투자에서도 안정적이고, 삶에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결국 돈은 인간의 거울입니다. 그 거울에 비친 것은 잔고의 크기가 아니라, 돈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 선택, 태도입니다.


건강한 태도로 돈을 다루는 사람은 결국 돈에도, 인생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돈은 우리를 시험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돈 앞에서 어떤 사람인지, 그 모습이 드러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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