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서의 평가는 나의 누적값이다

by DJ

내가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에 대해 늘 고민해야 합니다. 이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라는 말이 아니라, 내가 쌓아온 시간과 태도가 어떤 인상으로 남고 있는지를 스스로 점검하라는 뜻입니다. 조직에서의 평가는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하루하루의 말투, 회의에서의 태도, 문제를 대하는 방식, 책임을 지는 순간의 자세가 오랜 시간에 걸쳐 한 사람의 이미지로 굳어집니다.


정말 놀라웠던 경험이 하나 있습니다. A부장과 B부장을 프로젝트 장으로 선발하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이 각자의 의견을 냈는데, 결과적으로 모두가 거의 같은 인물평을 했다는 점입니다. 서로 다른 부서, 다른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었음에도 평가의 방향은 놀라울 정도로 일치했습니다. 흔히 사람 보는 눈은 모두 같다라고 말하지만, 한 회사에서 10년 이상 함께 일하다 보면 그 평가가 결국 비슷한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조직은 개인의 진짜 모습을 생각보다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섬뜩하면서도 명확한 메시지를 줍니다. 사람들의 평가는 가볍게 흘려들을 수 있는 소문이 아니라, 내가 조직 안에서 어떤 사람으로 기능해왔는지를 집약한 결과라는 점입니다.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 평가가 과장도, 왜곡도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결국 평가는 타인의 말이 아니라, 나 자신의 누적된 행동이 만들어낸 거울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나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나올지를 스스로 돌아봐야 합니다. 내가 편한 순간과 불편한 순간에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 책임이 무거운 상황에서 한 발 더 나섰는지 아니면 뒤로 물러섰는지를 냉정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평가를 피하려고만 하면 불안해지지만, 평가를 분석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길이 보입니다. 어떤 부분은 반드시 극복해야 할 약점일 수 있고, 어떤 평가는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강점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평가에 휘둘리지 않는 태도입니다. 평가를 무시하는 것도 위험하고, 평가에 매달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것은 평가를 자료로 삼아 나를 조정하는 능력입니다. 내가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있는지를 정확히 인식할수록,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남고 싶은지도 더 분명해집니다. 그렇게 방향을 정하면 행동이 달라지고, 행동이 달라지면 평가는 자연스럽게 변합니다.


결국 조직에서의 평가는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나를 규정하는 족쇄가 아니라, 나를 다듬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눈은 생각보다 정확하고, 그 눈에 비친 모습은 내가 살아온 시간의 합입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스스로를 돌아봐야 합니다.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그리고 그 모습에 걸맞은 하루를 오늘 살아가고 있는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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