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은 공정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흔히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알아줄 것이다”라고 믿습니다. 그 믿음이 우리를 버티게 하고, 오늘도 책상 앞에 앉게 만듭니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하면, 조직은 결코 공정한 공간이 아닙니다. 공정하길 바란다면,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공정했어야 합니다. 모두가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나야 하고, 물고 태어난 수저의 색도 같아야 하며, 사는 환경과 출발선 또한 같아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서로 다른 출발선에 서 있습니다. 사회 역시 그 연장선에 놓여 있을 뿐입니다.
조직 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공정과 공평을 외치지만, 그것이 완전히 실현되는 구조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1을 하고 1을 기대하지만, 조직에서는 1이 곧바로 1의 보상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각자의 역할이 다르고, 그 역할의 무게와 중요도 또한 다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노력을 해도, 어떤 사람의 성과는 크게 보이고, 어떤 사람의 성과는 쉽게 묻힙니다. 여기에 연차, 직급, 신뢰의 정도, 과거의 이미지까지 더해지면 결과는 더욱 달라집니다.
우리는 종종 이렇게 묻습니다.
“왜 나는 이렇게 했는데 저 사람은 더 많은 것을 받는가?”
이 질문은 정당합니다. 그러나 그 질문에 조직은 명확한 답을 주지 않습니다. 조직은 수학 문제처럼 공식을 갖고 움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직은 인간의 집합이고, 인간의 판단은 언제나 불완전합니다.
이런 공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둘 중 하나입니다. 공정함을 기대하며 끊임없이 상처받거나, 공정하지 않음을 인정하고 마음을 다잡는 것입니다. 공정하지 않음을 인정하는 순간, 비로소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왜 나만”이라는 질문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선이 바깥이 아니라, 다시 나 자신에게로 돌아옵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에너지를 쓰는 대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게 됩니다. 바로, 내 일과 나의 태도입니다.
조직은 거친 바다와 같습니다. 파도는 언제나 일정하지 않고, 바람의 방향도 수시로 바뀝니다. 어떤 배는 순풍을 타고 빠르게 나아가고, 어떤 배는 같은 노를 저어도 더디게 움직입니다. 바다에 대고 “왜 나에게만 역풍이 부느냐”고 항의해도, 바다는 대답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배는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입니다. 방향을 잃지 않고, 노를 놓지 않는 것입니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내가 원하는 만큼의 보상을 받지 못하더라도, 그것이 곧 내 가치의 전부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성실함은 당장 이익으로 돌아오지 않을 때가 더 많습니다. 그러나 성실함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시간 속에 쌓이고, 결국은 나라는 사람의 무게가 됩니다.
길게 봐야 합니다. 오늘의 평가가 내 인생의 결론은 아닙니다. 지금의 자리, 지금의 상사, 지금의 환경이 전부도 아닙니다. 조직은 느리게, 때로는 불공정하게 움직이지만, 완전히 무작위로만 흐르지는 않습니다. 진심으로 일해온 사람은 결국 자기 자리로 돌아오게 됩니다. 당장은 멀리 있는 것처럼 보여도, 그 궤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조직의 공정함에 인생을 맡기지 말아야 합니다.
공정하지 않음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동시에 가장 단단한 태도입니다. 내 일에 진심을 다하고, 나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하루를 마치는 것, 그것만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