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감동

by 도아

첫째가 초3일 때였던가. 어떠한 일이 반복되었던가. 나는 너무 화가 나서 겁을 주려고 첫째에게 말했다.

“책가방에 속옷, 양말, 웃옷, 바지 다 챙겨” 그리고 “이제 집 나가!!” 라고 말했다. 첫째는 정말 순순히 가방을 싸고, 밤이 된 그 시각 집을 나섰다. (읭?? 앗 어떻게 수습하지?? )


씩씩하게 집을 떠나는 아이는 한참을 가더니 돌아보며 외친다.

“어머니! 그동안 저를 잘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안녕히 계세요!!!”

풋! 어찌나 어이없고 웃기고 기가 차던지. 결국엔 화가 난 목소리로...

“너 안 되겠어. 이따가 아빠한테 혼나고 가!!”

초3은 원래 그러한가.


그 첫째가 5학년이 되었다. 변했을까?

학교에 숙제를 잘 해가지 않는다. 숙제 있냐는 말에 항상 없다는 말을 하던 아이가 밤에 숙제라며, 채점을 해달라고 가지고 왔다. 이 숙제도 선생님이 몇 번이나 재차 해오라고 기회를 줬던 숙제였던 것이다.

채점을 하는데 어랏? 답지를 보고 답만 쓴 수학교과서. 엉뚱한 페이지의 답을 옮겨 적었던 것이다. 답을 보았느냐는 물음에 아니라 답하는 첫째. 다른 종이에 풀고 그 종이는 버려서 없다고 부연설명을 한다.

너무나도 화가 났다. 다음날이 되었지만, 나의 감정이 풀리지 않았다. 하루 종일 첫째에게 좋은 눈빛이 가지 않고 계속 툴툴거리게 된다.


저녁, 그래도 내가 어른이니 감정을 풀어야 했기에 첫째를 불러 과자 한 봉지를 툭 던지며, 이 과자를 먹으면 엄마가 기분을 풀겠다고 훅 말을 던져본다. 첫째가 운다. 이유인 즉은

“제가 계속 ..흐흑.. 말 안 듣고 계속 반복하는데..으흐흐흑... 이렇게 용서해주셔서 죄송하고 감사해요. 흐으으으윽”

아이는 나에게 감동해서 우는 것이었다.


엄마가 아이에게 감동한 내용일 것이라 생각했겠지만 아니다.

아이가 엄마에게 감동한 이야기를 쓰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감동해서 울던 아이는 과자를 먹고, 귤을 먹고, 운지 10분 후에 아무 일도 겪지 않은 아이가 되었다. 라면을 하나 끓여 먹으며 "아~ 맛있다." 감탄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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