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생은 휴지기였다.

by 도아

나의 일생은 휴지기였다

나의 일생은 휴지기였다. 뚜렷한 목표도, 간절한 바람도 없는 삶.

목표는 허공에 떠있었고, 이루어도 이루지 못해도 상관이 없었다. 흥미가 따르는 곳에 발길을 두었고, 곧 그 흥미를 거두었다. 다양한 것에 관심을 두었고 발을 담갔지만, 장벽이 보이면 으레 그만두었다.
두려움이었을까.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섣부른 포기였을까.

마음은 활화산이었지만 나의 일생은 휴지기에 있는 화산이었다.

웃기다. 휴지기라 하지만 그래도 화산이라 칭하는 내 글이.
내게 보내는 응원인가.

나는 지금도 뚜렷한 목표가 없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내 안의 흙을 조금씩 녹이며 꿈틀대고 있다.
도망가지 않고 현실 앞에 오롯이 서있다. 공방을 내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반강제적인 발걸음을 떼고 있다. 화산의 표면이 꿀렁이고 있다랄까.

곧 터질 것 같은 화산처럼.
나는 곧 터질 테다. 화려하게.
기대하시라. 나의 화산은 사방팔방에 재대신 꽃잎가루를 넓게 퍼뜨릴 것이다.

휴지기지만 화산이라 칭하는 무의식 속의 나에게 이제 답해줄 것이다.
맞다고. 난 화산이라고, 이제 휴지기를 지나 활화산이 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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