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시리즈3
2025.7.13 Writing By KANG DI
혁신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 보겠습니다. 일반인들이 흔히 언급하는 혁신(innovation)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이 혁신의 정의를 정확히 알지 못하면 세상을 바꾸는 기업을 찾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먼저 혁신을 분류해 보겠습니다.(By Claude AI)
1. 정도에 따른 분류
점진적 혁신(Incremental Innovation):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의 작은 개선을 통한 혁신입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의 카메라 화소 개선, 자동차의 연비 향상 등이 있습니다. 위험도가 낮고 기존 역량을 활용할 수 있지만, 경쟁우위 확보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급진적 혁신(Radical Innovation): 기존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는 혁신입니다. 인터넷, 스마트폰, 전기차 등이 대표적입니다. 높은 위험도를 수반하지만 성공 시 시장을 재편할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집니다.
2.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의 분류*
지속적 혁신(Sustaining Innovation): 기존 고객의 요구에 맞춰 제품 성능을 개선하는 혁신입니다.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 처음에는 성능이 낮지만 점차 개선되어 기존 시장을 파괴하는 혁신입니다. 넷플릭스의 스트리밍 서비스, 우버의 차량 공유 서비스 등이 대표적입니다.
3. 개방성에 따른 분류
폐쇄형 혁신(Closed Innovation): 기업 내부 자원만을 활용한 혁신입니다.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외부 파트너, 고객, 연구기관 등과 협력하여 이루어지는 혁신입니다. 현대 기업들이 점점 더 선호하는 방식입니다.
투자의 관점에서 어떤 기업을 주목해야 할까요?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급진적 혁신, 그리고 파괴적 혁신을 하는 기업들입니다. 주의할 점은 혁신을 이루었던 기업들도 영원히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남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흥망성쇠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혁신을 이룬 기업들의 존속기간이 길었지만, 앞으로는 인공지능으로 인해 혁신의 주기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위에서 언급한 혁신 중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급진적 혁신과 파괴적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냅니다.
그렇다면 과거 혁신을 이루고 그것을 지속시키지 못한 기업들을 살펴볼까요?
먼저 코닥(Kodak)입니다. 정식 명칭은 이스트만 코닥 컴퍼니(Eastman Kodak Company)이며 티커는 KODK입니다. 설립자 조지 이스트만(George Eastman)의 이름을 따서 만든 회사입니다. 코닥의 급진적/파괴적 혁신은 1882년 롤필름의 개발과 1883년 양산화였습니다. 이전 사진기와 필름의 불편함을 롤 형태로 해결한 것은 당시 엄청난 변화였습니다.
이후 점진적/지속적 혁신을 통해 코닥은 거의 80년 이상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존속했지만, 1990년대 후반 디지털 카메라의 출현으로 필름시장이 붕괴되면서 2012년 파산신청을 하게 됩니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1975년 세계 최초의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한 것이 바로 코닥이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필름 사업을 보호하기 위해 디지털카메라의 상용화를 의도적으로 늦춤으로써, 카메라 시장을 일본의 캐논, 니콘에 내주고 파산 위험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지속적 혁신이 파괴적 혁신을 가로막는 전형적인 사례가 되었습니다.
현재도 코닥은 존재하지만 필름 및 카메라 사업부는 매각되었으며, 이제는 인쇄 관련 소재/화학분야 및 소프트웨어 회사로 남아 있습니다.
분석해보면, 코닥의 급진적/파괴적 혁신은 1888년 휴대용 카메라와 롤필름의 상용화였습니다. 세계에서 유일한 회사로 자리매김했던 상품이었습니다. 이후 컬러필름, 일회용카메라 등의 지속적 혁신을 이루어냈지만, 자신들이 개발한 파괴적 혁신인 디지털 카메라의 대중화를 스스로 막음으로써 실책을 범했습니다. 크리스텐슨 교수가 말한 대로 기존 사업부에서 새로운 혁신 사업부를 관리하려던 실수를 범한 것입니다.
또 다른 과거 혁신 기업을 보겠습니다. 미국의 자동차 기업 **포드(Ford)**입니다. 정식 명칭은 Ford Motor Company이며 티커는 F입니다. 헨리 포드에 의해 1903년 설립되었습니다. 이후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한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을 자동차 생산에 적용하여 모델 T를 24초당 1대씩 생산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파괴적 혁신으로 인해 차량가격이 대당 290달러까지 떨어지게 되었고, 자동차 수요층이 부유층에서 중산층으로 확대되는 대중화의 전환점을 만들었습니다. 포드는 이후 100년간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회사로 자리매김했으나, 2000년대 초반 이후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 진입을 과소평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최고 혁신 회사에서 파괴적 혁신에 실패하며 쇠퇴한 사례는 무수히 많습니다. 1990년대 최고의 회사였던 소니, 노키아, 블랙베리, 그리고 넷플릭스에 그 자리를 내준 비디오 대여 업체 블록버스터 등이 있습니다. 이들 기업의 흥망성쇠를 연구하다 보면 혁신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는지, 우리는 어떤 기업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하는지, 또한 혁신 초기와 이후 기업이 변해가는 모습을 어떻게 지켜봐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이해하고 있는 지속적 혁신만으로는 기업이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더욱이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무한히 확장시켜 줄 수 있는 현재, 단순한 상품의 개선만으로는 지속적 성장을 이루기 힘들 것입니다.
기업을 파괴적/급진적 혁신(Disruptive/Radical Innovation)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투자 가치를 찾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