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엉성한 병간호의 위로
한 시간 반 정도 지났을까? 침대에 누워 있는데 스르르 도어락이 열렸다. 침대 밖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고서 말했다.
“오빠 왔어~?”
“쑥쑥이 안 자고 있었어~?”
침대를 빠져나와 문에게 가까이 갔다. 문은 그러거나 말거나 냉장고 앞에 백팩을 내려 놓더니 내가 좋아하는 탄산음료를 백팩에서 가득 꺼내 냉장고에 채워 넣었다. 그러고 나서야 ‘휴’ 숨을 돌리며 몸을 일으켜 세우고는 나를 내려다보며 하는 말.
“쑥쑥이 안 울었어?”
나는 고개를 빳빳이 들고 대답했다.
“그럼! 하나도 안 무서웠어!”
문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에이, 우리 쑥쑥이 그런 애 아닌데?”
그 말에 입이 쭈욱 나왔다.
“…사실 진짜 무서웠거든.”
문이 나를 가만히 안아주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그제야 나는 온 긴장이 와르르 해제되며 그의 티셔츠 허릿춤을 붙잡고는 뿌엥-하고 어리광을 부렸다.
“무서웠어. 엄청, 엄-청 무서웠어 ㅠㅠ 조직검사 같은 거 다시는 안할거야ㅠㅠ”
에어컨을 시원하게 틀어 놓았는데도 문 얼굴에 맺힌 땀방울이 그대로였다. 이 폭염을 뚫고 먼 거리를 한달음에 달려와주다니…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끼며 시원한 토너를 적신 화장솜으로 그의 땀방울을 닦아 주었다.
“쑥쑥이 한숨 잤어? 이리와 한숨 자자!”
“나 하나도 안 졸린데!”
“환자분 안정을 취하셔야 해요. 이리 오세요~”
문은 먼저 침대로 올라가더니 왼쪽 팔을 쭉 펴고는 고개짓을 했다. 나는 못 이기는 척 문의 팔을 베고 누웠다. 이상하게도 문의 팔을 베자 잠이 솔솔 몰려왔다. 분명 방금 전 혼자 있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잠이 오지 않아 유튜브를 틀어 놓고는 멀뚱멀뚱 누워만 있었다. 가만히 있으면 조직검사 한 부위로 온 신경이 집중되면서 손발이 저릿저릿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의 팔을 베고 눕자 잠이 쏟아졌다. 신경을 분산시킬 영상이 틀어져 있는 것도 아니었다. 두 사람의 숨소리만이 방 안에 가득했고, 그 조용함이 약보다 낫게 느껴졌다.
“이상하다~ 나 잠들 것 같아~”
문의 토닥임을 받으며 깊은 낮잠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