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엉성한 병간호의 위로
눈을 뜨니 바깥이 어두웠다. 여전히 문의 팔을 베고 누운 채였다. 시계를 보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우리 오빠 저녁 먹여서 보내야 하는데…’ 하며 조심조심 문쪽으로 몸을 돌렸다. 문은 새근새근 깊은 숨을 내쉬며 자고 있었다. 해 뜨기 전에 일어나 새벽 출근을 하고는 퇴근하자마자 지면이 가장 뜨거울 때 우리 집으로 와주었으니 피곤할 만도 하지. 누가 업어 가도 모를 정도로 잠에 취한 그의 얼굴을 들여다 보고 있으니 마음 한구석이 촉촉해졌다.
조심히 왼팔을 들어 그의 머리와 볼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배달 앱을 켜고 이것저것 메뉴를 기웃거리다 문을 불렀다.
“오빠, 돈카츠, 초밥, 육회, 족발, 치킨… 이 중에서 뭐가 제일 먹고 싶어?”
그러자 두 눈을 감은 채로 웅얼거리며 들려오는 대답.
“쑥쑥이 먹고 싶은 거. 쑥쑥이 가슴이 먹고 싶어 하는 거….”
“... 내 가슴은 밥을 먹을 수가 없는데…”
“쑥쑥이 몸이 원하는 거 먹어야 해. 그래야 상처 빨리 아물어…”
“아니야. 오빠 먹고 싶은 거 시킬거야. 뭐 먹을까?”
“음… 족발”
족발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문의 동그란 배를 쓰다듬었다가 손끝으로 툭툭 튕기며 놀았다. 그러는 동안 문은 여전히 쿨쿨 잤다. 그러자 어이없는 웃음이 픽 하고 튀어 나왔다.
‘아니 간호해주겠다며? 지금 누가 환자야 도대체??’
어딘가 우리 둘의 역할이 바뀐 것 같아 한참을 혼자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