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마지막 선택
_그날 밤, 우리는 멈춰 선 채 서로를 바라봤다. 그 순간부터 이야기는 다시 시작된다._ 버스 문이 열리자, 차가운 밤공기가 스며들었다...
그리고 그 공기 사이로, 오래 숨겨둔 진심이 비집고 나왔다.
그는 잠시 나를 보더니, 시선을 피했다.
말할 듯, 말하지 않을 듯.
그 미묘한 침묵이 오히려 더 많은 말을 품고 있는 것 같았다.
내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버스 문이 닫히기 전에, 나는 그에게서 답을 듣고 싶었다.
“그날...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내 목소리는 생각보다 작고 낮았다.
그는 숨을 고르더니, 천천히 말을 이었다.
마치 각 단어를 신중하게 선택하듯이.
“그땐... 내가 말하면, 너를 붙잡게 될 것 같았으니까.”
순간, 세상이 멈춰 버렸다.
그의 말이 위로였는지, 변명이었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우리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 서 있었고, 이제 다음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
버스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네온빛이 젖은 도로를 핥고 지나갔다.
그 속에서 나는 깨달았다.
때로는 사랑하는 것보다 놓아주는 것이 더 큰 사랑일 수도 있다는 걸.
그리고 그것이 바로 내가 지금 느껴야 할 감정이라는 것을.
버스는 떠났고, 나는 혼자 남겨졌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번엔 외로움이 아니라 다른 감정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것은 성장의 통증이자, 사랑의 또 다른 형태였다.
바다에서 만났던 우리.
도시에서 멀어졌던 우리.
그리고 비 내린 거리에서 다시 마주했던 우리.
모든 만남과 이별은 우리를 한 발 더 나아가게 했다.
이 이야기를 쓰는 동안, 저도 수많은 감정의 틈을 지나왔습니다.
사랑이란 붙잡는 것만이 아니라, 놓아주는 것에서도 깊은 의미를 가진다는 걸,
이 글을 통해 저 자신에게도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독자님이 이 이야기를 읽으며, 자신의 어떤 순간을 떠올렸다면
그건 이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았다는 뜻이겠죠.
우리는 모두, 사랑하고, 놓아주고, 다시 나아가는 존재니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도, 놓아주는 마음 너머에 피어나는 감정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고난 속에 핀 꽃 한 송이처럼, 아픔을 겪은 사랑은 더 아름다워진다.
모두가 희망을 잃을 때, 우리는 한 발 더 나아가는 선택을 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새로운 시작이다.
5년의 시간 속에서 만났던 모든 순간이,
우리를 더 단단하고 더 따뜻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모래 위에 피어난 물결의 입맞춤》 전편
→ 1화. 프롤로그 – 파도 너머의 속삭임
→ 2화. 다시 부르는 노래 – 기억의 파편
→ 3화. 파도는 늘 제자리로 들어오니까
→ 4화. 그 바다 끝에서 마주한 빛
→ 5화. 장맛비가 멈춘 뒤, 그가 앉아 있던 자리
→ 6화. 너는 그날, 나를 잊지 않았구나
→ 7화. 낯선 거리, 익숙한 사람
→ 8화. 도시의 틈, 그곳에 스며든 마음
→ 9화. 손끝이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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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Comma.
Pause. Breathe. Write.
남쪽 끝 바다마을의 고요한 시간 속에서, 나는 단어로 하루를 건너고, 바람으로 마음을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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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쓰는 사람. 바쁜 하루의 결에, 작은 쉼 하나를 놓습니다.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글로 기록합니다. 당신의 하루 끝에 작은 위로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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