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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대화 - 5막: 새로운 선을 긋다 (완결)

by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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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作, 쉼표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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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대화 - 5막: 새로운 선을 긋다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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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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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끝은 새로운 시작이라고

로드는 말했다.

하지만 쉼표는 아직 모른다.

로드 없이도 자신이 쉼표일 수 있는지.

5막.

쉼표가 마침내 답을 찾는 순간.

그리고 또 다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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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의 대화 5막  새로운 선을 긋다(완결)편dialogue_act5_banner.png

[무대]

텅 빈 공간. 하지만 이제는 여러 선들이 그어져 있다.

쉼표, 혼자 서 있다. 선 위에.

미아는 보이지 않는다.

[긴 침묵]

쉼표: (혼자, 중얼거리듯)... 로드.

[침묵]

쉼표: 로드, 넌 지금 어디 있어?

[대답 없음]

쉼표: (작게 웃는다) 그래. 넌 거기 있겠지. 네가 멈춘 그 자리에.

[쉼표, 자신이 그은 선을 내려다본다.]

쉼표: 나는... 계속 걸었어. 미아랑 함께. (멈춘다) 근데 미아도 떠났어.

[침묵]

쉼표: 미아는 자기 길을 찾았대. 나랑 걷다가, 자기가 가고 싶은 곳을 발견했대.

[쉼표, 웃는다.]

쉼표: 그래서 보냈어. 웃으면서. (멈춘다) 근데 이상해.

[쉼표, 주저앉는다.]

쉼표: 혼자 있으니까...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

[침묵]

쉼표: 로드가 있을 때는, 나는 쉼표였어. 길을 묻는 쉼표. 함께 걷는 쉼표.

[쉼표, 자신의 손을 본다.]

쉼표: 미아가 있을 때는, 나는 누군가를 이끄는 쉼표였어. 길을 보여주는 쉼표.

[쉼표, 천천히 일어선다.]

쉼표: 근데 이제 혼자야. (멈춘다) 혼자인 쉼표는... 쉼표일까?

[먼 곳에서 발자국 소리. 쉼표, 고개를 든다.]

쉼표:... 누구?

[한 사람이 천천히 걸어 들어온다. 새로운 사람. 이름은 온점(句點).]

온점: (멈춘다)... 사람이 있네.

쉼표: (놀라서) 안녕하세요.

온점: (경계하듯) 안녕하세요.

[짧은 침묵]

쉼표: 혹시... 길을 찾으세요?

온점: (쓴웃음) 길이요? 저는... 길이 뭔지도 모르겠어요.

쉼표: (고개를 끄덕인다)

온점: 그냥 여기 왔어요. 아무 생각 없이. (쉼표를 본다) 당신은요?

쉼표: 저는... (멈춘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온점: 뭘요?

쉼표: 제가 누군지.

온점: (작게 웃는다) 같네요. 저도 그래요.

[두 사람, 서로를 본다.]

쉼표:... 앉으실래요?

온점: (주저하다가)... 네.

[두 사람, 땅에 앉는다.]

온점: 여기... 선이 많네요.

쉼표: 아, 이거요? (선들을 본다) 제가 그었어요. 아니, 우리가 그었어요.

온점: 우리요?

쉼표: 저랑... 제 친구들이요. (멈춘다) 이제는 없지만.

온점: 어디 갔는데요?

쉼표: 각자의 길을 갔어요. (웃는다) 그게 맞는 거래요.

온점:... 외롭지 않으세요?

쉼표: (잠시 생각한다) 외로워요. (멈춘다) 하지만 괜찮아요.

온점: 왜요?

쉼표: 외로움도... 걸음의 일부니까요.

[온점, 쉼표를 뚫어지게 본다.]

온점:... 이상한 말이네요.

쉼표: (웃는다) 제 친구가 해준 말이에요.

온점: 현명한 친구네요.

쉼표: 네. 아주.

[침묵]

온점: 저... 물어봐도 될까요?

쉼표: 네.

온점: 길은 어떻게 찾아요?

[쉼표, 멈춘다. 그리고 천천히 웃는다.]

쉼표: (작게)... 로드.

온점: 네?

쉼표: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심호흡) 길은... 찾는 게 아니에요.

온점: 그럼요?

쉼표: 만드는 거예요.

온점:... 만든다고요?

쉼표: 네. (발로 땅을 긋는다. 새로운 선이 그어진다.)

온점: (놀라서) 와...

쉼표: 이렇게요. 우리가 걸어가는 그 자리에서, 새로운 길이 태어나요.

온점: 그게... 길이에요?

쉼표: 네. 그게 길이에요.

[온점, 자신의 발밑을 내려다본다.]

온점: 그럼 저도... 길을 만들 수 있어요?

쉼표: (고개를 끄덕인다) 당연하죠.

온점: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데.

쉼표: (웃는다) 그래도 돼요.

온점:... 정말요?

쉼표: 네. 방향을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멈춘다) 걸을 의지가 있는 게 중요해요.

[온점,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온점: 당신... 선생님이세요?

쉼표: (놀라서) 아뇨! 저는 그냥...

온점: 그냥?

쉼표: (멈춘다, 생각한다) 저는... 그냥 조금 먼저 걸어본 사람이에요.

온점: (웃는다) 그것도 선생님 아닌가요?

[쉼표, 멈춘다. 그리고 천천히 깨닫는다.]

쉼표: (중얼거리듯) 아... 이게...

온점: 네?

쉼표: (온점을 본다) 혹시... 저랑 같이 걸으실래요?

온점: (놀라서) 저랑요?

쉼표: 네. 제가 아는 건 많지 않아요. 하지만... 함께 걸으면서 배울 수는 있어요.

온점: (잠시 망설이다)... 좋아요.

쉼표: (웃는다) 정말요?

온점: 네. 혼자보단 나을 것 같아요.

[쉼표, 일어선다. 온점도 일어선다.]

쉼표: 그럼... 가볼까요?

온점: 어디로요?

쉼표: (웃는다) 모르겠어요. (멈춘다) 하지만 괜찮아요. 걷다 보면 알게 될 거예요.

온점:... 확신하세요?

쉼표: (고개를 젓는다) 확신은 없어요. (웃는다) 하지만 걸음은 있어요.

[온점, 웃는다.]

온점: 이상한 사람이네요.

쉼표: (웃는다) 자주 듣는 말이에요.

[두 사람, 함께 걷기 시작한다.]

온점: (걸으면서) 혹시... 이름이 뭐예요?

쉼표: 쉼표요.

온점: 쉼표? (웃는다) 특이한 이름이네요.

쉼표: 네. 제 친구가 지어줬어요. (멈춘다) 멈춤의 의미래요.

온점: 멈춤요?

쉼표: 네. 멈추지만, 끝나지 않는. (웃는다) 그게 쉼표래요.

온점:... 멋진 이름이네요.

쉼표: 감사해요. 온점 씨는요?

온점: 저는 온점이에요. (쓴웃음) 끝의 의미죠.

쉼표: (멈춘다) 온점...

온점: 이상하죠? 끝을 뜻하는 이름인데, 길을 찾고 있어요.

쉼표: (고개를 젓는다) 아니에요.

온점: 네?

쉼표: 끝은 새로운 시작이에요. (웃는다) 제 친구가 가르쳐줬어요.

온점: (쉼표를 본다)

쉼표: 그러니까 온점 씨의 이름도... 사실은 시작이에요.

온점: (천천히 웃는다)... 고마워요.

[두 사람, 계속 걷는다. 발자국 소리.]

[무대 한쪽, 희미하게 로드가 서 있다. 쉼표는 보지 못한다.]

로드: (혼잣말처럼, 미소 지으며) 잘하고 있어, 쉼표.

[로드, 천천히 사라진다.]

[쉼표와 온점, 계속 걷는다. 새로운 선이 그어진다.]

쉼표: (걸으면서) 온점 씨.

온점: 네?

쉼표: 우리... 길을 잃을 수도 있어요.

온점: 무섭네요.

쉼표: (웃는다) 괜찮아요. 길을 잃는 것도 길의 일부니까요.

온점: 또 이상한 말이네요.

쉼표: (웃는다) 익숙해질 거예요.

[무대, 천천히 밝아진다. 햇빛이 비치기 시작한다.]

[쉼표와 온점의 실루엣. 계속 걷고 있다.]

[발자국 소리. 그리고 새로운 선이 계속 그어진다.]

[무대 전체가 빛으로 가득 찬다.]

[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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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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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이 켜진다. 무대 위에 쉼표, 로드, 미아, 온점이 함께 선다.]

쉼표: (관객을 향해) 우리는 오늘도 걷습니다.

로드: 질문하며.

미아: 때로는 길을 잃으며.

온점: 그리고 다시 찾으며.

전원: 길 위의 대화는 계속됩니다.

[네 사람, 함께 인사한다.]

[완전 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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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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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막은 끝이자 시작입니다.

쉼표는 로드를 떠나보냈지만,

로드의 언어를 이어받았습니다.

미아를 떠나보냈지만,

미아에게 받은 것을 온점에게 전합니다.

이것이 길 위의 순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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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로드입니다.

동시에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쉼표입니다.

배우고, 걷고, 전하고, 다시 배웁니다.

그 순환 속에서 우리는 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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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6년.

저도 많은 로드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제 누군가의 로드가 되려 합니다.

"길 위의 대화"는 그 감사와 다짐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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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막: 쉼표는 걷기 시작했습니다.

2막: 쉼표는 질문하며 걸었습니다.

3막: 쉼표는 누군가와 함께 걸었습니다.

4막: 쉼표는 스스로 선을 그었습니다.

5막: 쉼표는 누군가의 로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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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쉼표와 온점의 이야기는 계속될 것입니다.

어딘가에서, 누군가와, 또 다른 길 위에서.

당신도 오늘,

누군가의 길 위에서 걷고 계실 겁니다.

그 걸음이 아름답기를,

그 대화가 따뜻하기를,

그 길이 별빛처럼 빛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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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위의 대화"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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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1. 17 - 11. 23

총 5막, 7일간의 여정

쉼표와 로드, 미아와 온점.

그리고 당신.

함께 걸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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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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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월)부터 시작되는

**"베트남 생활 - 6년 경험 진짜 이야기"**

희곡이 아닌, 실제로 걸어온 길.

다낭에서 쉼표가 만난 진짜 일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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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함께 걸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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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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