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하지 않아도 흔들리지 않는 선택에 대하여
원칙은 늘 조용하다.
앞에 나서지 않고, 자신을 증명하려 들지도 않는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대개 분명한 목소리지만,
원칙은 목소리 대신 방향으로 존재한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까지 가지 않을 것인지.
그 단순한 기준 하나로, 하루를 통과하게 한다.
세상에는 말이 많아지는 순간들이 있다.
누군가는 상황을 해석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정당함을 설명하며
끊임없이 문장을 덧붙인다.
말은 그렇게 늘어나고, 기록은 그렇게 쌓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 말들만이 남아 서로를 증명하려 든다.
원칙은 그 반대편에 서 있다.
드러나지 않으며,
필요할 때 한 걸음 물러서고
넘지 말아야 할 선 앞에서 조용히 멈춘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음 날의 빛을 맞는다.
이 선택은 종종 오해를 부르지만,
원칙은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움직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종종 묻는다.
왜 설명하지 않았느냐고.
왜 바로잡지 않았느냐고.
하지만 어떤 순간에는
설명하지 않는 것이 가장 정확한 판단이 된다.
모든 말에는 방향이 생기고,
모든 설명에는 책임이 따라온다.
말하지 않음으로써
더 큰 소모를 막을 수 있는 날들이 있다.
나는 요즘 지켜보는 선택을 한다.
그것은 외면이 아니라,
불필요한 개입을 내려놓는 기술에 가깝다.
원칙은 감정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급하게 반응하지 않고,
시간이 제 역할을 하도록 남겨둔다.
원칙이 가진 가장 큰 힘은
스스로를 반복해서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원칙을 가진 사람은 조급하지 않다.
즉각적인 박수를 기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하루가 끝났을 때
자기 얼굴을 그대로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소란이 지나간 자리에
부끄럽지 않은 침묵 하나 남겨두는 것,
그것이면 충분하다.
늦은 오후의 햇살이 창가를 지나
작은 원형 테이블 위로 내려앉는다.
아무 말도 적지 않은 노트 한쪽 페이지와 펜을 책상 위에 두고,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오늘 하루를 무사히 통과했다는 안도와 위로를,
그 어떤 것도 더 이상 설명하지 않으려 한다.
'
원칙은 이해를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조용히 작동한다.
그리고, 작동하면 충분하다.
이 조용함이 오래 이어지기를, 나는 오늘도 조용히 같은 방향을 향해 걷는다.
쉼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