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부터 나에게 미안한 사람이 됐을까

나를 찾아가는 문장들 2편

by 쉼표



괜찮다고 말했다.

수없이 말했다. 누군가 물을 때마다, 아무도 묻지 않을 때에도, 나는 괜찮다고 말했다.

그 말이 거짓이라는 걸 나만 알고 있었다.

언제부터였을까.

나에게 미안해지기 시작한 게.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나를 뒤로 미루는 데 너무 익숙해져 있었다.

다른 사람의 일이 먼저였다. 다른 사람의 감정이 먼저였다. 다른 사람의 사정이 먼저였다.

그리고 늘 마지막에 남는 건 아무것도 챙기지 못한 나였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픈 티를 내면 누군가가 불편해질까 봐, 내가 약해 보일까 봐, 괜한 걱정을 끼칠까 봐,

그래서 웃었다. 그래서 괜찮다고 했다. 그래서 혼자 삼켰다.

삼킨 말들이 어디로 갔을까. 사라진 줄 알았다. 그런데 사라진 게 아니었다.

그 말들은 전부 내 안 어딘가에 쌓여 있었다.

새벽에 글을 쓰다 보면 가끔 이상한 순간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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