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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행복해야 미래도 행복한 순리

<26> 끊없는 물신주의 경쟁 속에 '칠링'이 중요

미국의 지식공유 사이트 '퀘라'

      

미국에 지식공유 사이트 퀘라(Quora)가 있다. 세계의 지식을 나누며 키워가는 온라인 공동체다. 

여기에 보면 한국에서 오래 동안 거주했던 샌티에고 핀토라는 사람은 한국문화를 관찰하고 체험한 느낌을 다음과 같이 올리고 있다.     


한국사회는 사람을 평가할 때 기술이나 개인의 가치는 차치하고 연배와 사회적 지위를 중시한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은 여러 가지 학위를 받으려고 혈안이 돼 있다. 깊이 있는 지식을 갖추려고 하기보다 이런저런 자격증 따기에만 바쁘다. 


이력을 쌓아 모든 것을 다 해낼 수 있는 대단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인상을 주려고 애쓴다. 

안타깝게도 한국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들 중의 하나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할까에 집착을 하는 것이다.  


통상 나이든 사람들이나 윗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보스 행세를 하려고 한다. 또 언제나 자신들이 권한을 쥐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려한다. 


직업에서 자신이 실력으로 정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왜냐하면 서열과 사회적 위치와 다른 시시한 요소들이 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한국생활에서 지켜본 것은 한 마디로 ‘어떠한 것을 정도에 지나치게 탐내거나 누리고자 하는 마음’ 곧 탐욕이 아니었을까? 

탐욕은  내면적으로 결핍을 느끼는 심리상태에서 나타난다. 물질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마음이 채워져 있지 않아 그 공허감을 메우기 위해 욕심을 내게 되는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마음을 평강케 하는 '칠링'(chilling)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나친 경쟁에 뛰어 드는 것도 일종의 욕심이다. “사돈이 땅을 사면 배 아파 한다”는 속담은 이기주의적 심상(心相)을 표현한 것이다. 남을 생각하기보다는 자기의 이익만을 챙기는 풍조를 가리킨다. 


탐욕이 지배하는 사회는 안정성이 부족하며, 남을 배려하는 자세가 희박하게 되어 있다. 우선 내 것부터 챙기고 봐야 하는 세상 추세에 과시욕과 허영심이 넘쳐난다. 

진정으로 성공을 이루고 행복을 찾는 길은 제로섬 게임이 아닌 서로가 위윈할 수 있는 포지티브섬 인생전략인 것이다.   


토머스 모어가 꿈꿨던 '유토피아'    

   

플라톤과 키케로의 고대 세계에서 근대 세계를 열려고 했던 유럽의 르네상스 인문주의자들. 그들이 갈망했던 토머스 모어의 ‘행복도시’(Eu-topia)에서는 이런 것들을 악덕으로 여겼다.


토머스 모어가 꿈꿨던 『유토피아』의 사회는 어떠했을까?     


모든 생필품이 충분히 넘쳐나고, 어떤 사람이 필요 이상 많은 것을 요구할 이유가 없으니 말입니다. 

어떤 생필품이 부족하게 되는 사태가 결코 발생하지 않는다고 할 때, 누가 왜 공연히 필요 이상으로 가져가겠습니까? 


결핍에 대한 공포가 모든 동물들에게 욕심 내지 과욕을 야기한다지만, 그 외에도 인간은 비뚤어진 명예심 때문에 물욕을 보입니다.

남들보다 많이 가지고 있음을 내세워 우쭐거리려는 허영심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악덕이 유토피아의 사회제도 안에 자리 잡을 여지가 없습니다. 


-토머스 모어 저, 김남우 옮김 『유토피아』에서-     


역시 당대의 인문주의자였던 에라스무스는 토마스 모어를 ‘사계절의 인물’(omnium horarum homo)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것은 당시 왕정 시대에 정의를 부르짖다 정치적 박해를 당한 토마스 모어였지만 존경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모어를 부드럽고 상냥하면서도, 때로는 즐겁고 유쾌하고, 때로는 심각하고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적고 있다. 

분명 토마스 무어는 성공하는 인생의 성품을 지녔다고 여겨진다. 그러니까 그런 공정한 행복사회를 외치지 않았을까?          


장래 행복만 몽상하는 '파랑새 증후군' 

     

지금 우리는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를 그리워하는지도 모른다. 아니 모두가 그리워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벨기에의 극작가인 메이털 링크의 동화극 《파랑새》의 주인공처럼 장래의 행복만을 몽상하는 것은 아닌지. 현재의 할 일에서는 정열을 느끼지 못하면서 말이다.


이것에 빗대어 ‘파랑새 증후군’(Blue Bird Syndrome)이라는 것이 있다. 요즘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겪는 신경증이다. 

다시 말해 욕구 불만, 갈등, 스트레스 때문에 발생하는 심리적 긴장이 신체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쉽게 얘기해서 지금 시점에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운 이상만을 추구하며 사는 것이다. 예를 들면, 힘들게 일류 기업에 입사하고도 몇 년 일하지도 않고 그 회사에서 나와 버린다. 

그리고는 다시 새로운 공부를 시작해서 또 다른 자격시험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다. 이 비율이 약 30%에 이른다니.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할일은 그런 기업체에서 일하는 따위가 아니라 나의 행복은 다른 곳에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다. 

 물론 자신이 꼭 하고픈 일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새로운 꿈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행복은 아니다. 어떻게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가에 따라 행복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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