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어 스펠링도 때로는 어려운 원어민
각본대로 되지 않았던 외교 의전
아주 오래 전의 일화다.
일본의 전 총리였던 모리 요시로가 백악관으로 빌 클린턴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있었던 영어 실수가 산케이 신문에 보도되면서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영어를 못하는 모리 총리에게 의전을 관장하는 일본 외무성 관리들이 회담에 참가하는 총리에게 기초적인 인사말을 알려주었다.
"총리님께서 'How are you?' 하시면 미국 대통령께서 'I'm fine. thank you. and how about you?'라고 하실 겁니다."
"그러면 'Me, too'라고만 하시면 됩니다. 그 뒤부터는 통역이 맡아서 해 드릴 것입니다."
이렇게 총리에게 기본 인사말만 사전에 일러 주었다. 그런데 모리 총리는 클린턴 대통령을 만나자 난데없이 착각을 했는지 “Who are you?"라고 먼저 인사를 하고 말았다.
의전상 각본이 빗나가게 된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 느닷없는 질문에 당혹해하며 잠지 머뭇거리다가 특유의 기지를 발휘하여 대답을 했다.
"I'm Hillary's husband"
그러자 영어를 모르는 모리 총리는 자기의 실수를 깨닫지도 못하고 참모가 알려준 대로 "Me too"라고 해버렸다. 이 바람에 배석했던 주미 일본 대사와 외무성 간부들의 얼굴이 굳어졌다는 얘기다.
비슷한 이야기는 또 있다.
영어의 종주국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가 초등학생용 기본 단어의 철자법을 연거푸 틀려 화젯거리가 된 적도 있다. 블레어 총리는 지방선거에 나선 노동당 후보에게 격려 메모를 써주면서 ‘tomorrow'(내일)을 ’toomorrow'로 세 차례나 잘못 써주는 바람에 각 신문에 일제히 보도되었었다.
이에 대해 영국의 《데일리 익스프레스》지는 “‘tomorrow'라는 단어는 영국 정부가 지정한 12세 아동용 필수단어 600개 중의 하나”라고 총리를 비꼬았다.
그리고 《더 선》지는 “노력하시오. 투니(Toony)"라고 제목을 뽑았다고 한다. 그래서 당시 영국에서는 총리를 'Tony'라 말고 'Toony'로 부르자고 조롱을 했다.
한편 전에 미국 부통령이었던 댄 퀘일은 초등학생들 앞에서 'potato'(감자)를 'potatoe'로 써서 웃음거리가 된 적도 있었다. 영어의 본토인 영국과 미국 지도자들의 영어 실수 해프닝이었지만 언론이 꼬집을 만큼 의미 있는 일이었다.
영어 국가의 지도자들도 그런데 한국 사람이 영어를 하는데 완벽하겠는가? 그러니 모두들 완벽하지 않더라도 자신을 가지도록 하자. 자신들의 모국어인 영어를 실수한 영국과 미국의 지도자들을 생각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