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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들러 Oct 29. 2023

Big Word: Cinema

Doodle! 제 14호

소개팅에서 빠지지 않는 주제, 영화. 상대방과 영화 취향이 겹치면 순식간에 가까워지는 느낌이 든다. 그만큼 영화는 우리의 일상에서 빠지지 않는다. 
글의 끝 단에는 두들러가 추천하는 영화 6편도 소개하니 마지막까지 함께 두들!




1. 영화, 그 특별한 매력


두들러는 영화영상전공이 아니며 영화덕후도 아니다. 지나치게 예술적인, 매니악한, 표현이 독특한, 영화의 발전 역사적으로 중요한 작품들은 잘 모른다. 하지만 그런 것을 잘 몰라도 영화를 좋아한다. 쉴 때는 좋은 영화 한 편을 맥주 한 캔, 와인 한 잔과 곁들여 본다. 하나의 이야기에 2~3시간 동안 흠뻑 빠져드는 순간이 짧고 빠르게 많은 정보를 소비하는 일상에 쉼을 주기 때문이다. 더불어 영상의 아름다움으로부터, 메시지의 매력으로부터 혹은 예측하지 못했던 반전으로부터 어떤 감정적, 지적 울림을 받을 때면 영화라는 이 특별한 형태의 예술에 무한한 감동을 받는다. 짧고 명료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콘텐츠가 넘치는 세상에서 여전히 영화가 나의 마음 한편에 남는 이유이다.

The Art of Cinema

예술이 어려운 이유 (평론가가 명징하게 알려드림!)





2. 영화에 스며들다


영화는 종합예술이다. 이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스토리, 영상, 음악, 연기 이 중 하나라도 빠지거나 어긋나면 좋은 영화가 되기 힘들다. 하지만 또 하나 확실한 것은 스토리의 힘이다. 영화는 하나의 이야기이다. 영화의 다른 요소들은 그 이야기를 어떻게 제일 적절한 방법으로 표현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여러 요소 중에 가장 중요한 스토리, 그 스토리를 어떻게 만들었길래 관객이 영화에 스며들게 되는 것일까? 픽사의 대답을 살펴보자.

"무엇보다 이야기가 제일 중요합니다." 박찬욱 감독 올드보이 각색&제작 비하인드





3. 영화를 아직 영화관에서 보시나요?


영화를 좋아하는 친구 한 명은 영화를 집에서 보는 걸 선호한다. 집순이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많이 다양하게 보려면 집에서 영화를 보는 게 효율적이고 경제적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사실 맞는 말이다. 요즘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오르는 티켓값과 다양해진 감상 플랫폼 등의 이유로 다들 영화관에서 발을 돌리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두들러는 영화는 영화관에서 보는 것을 선호한다. 오로지 몰입을 위해 설계된 공간에서 영화를 보는 것 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관과 영화, 이 둘의 복잡 미묘한 관계에 대해 알아보자.

어차피 넷플릭스로 나올 텐데...

티켓값? OTT? 위기의 영화관 산업에 희망을 거는 이유 | B주류경제학





4. 할리우드 파업: 영화와 AI, 산업의 미래


할리우드는 지금 연일 파업 중이다. 배우조합과 작가조합이 파업한 지 벌써 3개월, 배우와 작가들이 부재한 할리우드는 지금 멈춰있다. 전 세계 영화 산업의 중심인 할리우드에서 파업이 일어난 이유는 바로 AI와 바뀐 비즈니스 모델 때문. 할리우드는 지난 몇 년간 급격하게 변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 스트리밍 모델이 영화 제작 및 배급 생태계를 완전히 뒤집어 놓았기 때문이다. 최근 생성 AI의 등장은 이미 스트리밍 모델로 인해 생긴 혼란을 가중시켜 놓았다. 작가와 배우들은 넷플릭스와 AI가 바꾸어 놓은 새로운 산업 환경에서 기존의 계약 및 업무 방식이 적절치 못하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앞으로 산업의 발전 방향을 결정지을 토의에 자신들의 의견도 포함되길 원한다. 아직 파업은 진행 중이고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하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든 하나만은 분명해 보인다. 더 이상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

스트리밍 사업 모델은 끝났다. 할리우드는 대안을 찾을 수 있을까? - PADO

Frenemies | No Mercy / No Malice






두들러의 영화

#1.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쌀쌀해지는 환절기에 참 잘 어울리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전개가 살짝은 유치하다고 느껴질 수 있으나, 후반에 나오는 두 가지 포인트 덕분에 이 영화는 두들러의 인생 영화 중 하나가 되었다. 하나는 눈표범을 찍고자 히말라야 위에서 어떤 위험과 기다림도 감수하던 포토그래퍼가 막상 사진을 찍지 않고 남긴 한 마디 “Beautiful things don’t ask for attention.” 사람들의 눈길을 한 번이라도 더 끌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가 범람하고, 스스로도 SNS을 활발히 운영하던 시기에 저 장면은 큰 울림을 주었다. 대만의 온천 리조트에서 가장 친한 친구와 이 영화를 봤던 게 벌써 5년 정도 되었는데, 그 이후로 저 문장은 꾸준히 두들러의 중요한 신념 중 하나가 되었다. 덕분에 지금은 훨씬 나만의 중심이 잘 잡힌,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 다른 하나의 명장면은 월터가 그렇게 찾아다녔던 라이프 지 폐간호의 표지를 보는 모습. 빠르게 부를 축적하고, 화려하게 성공하는 것이 많은 이들의 목표가 된 요즘, 묵묵히 성실하게 본인의 일을 다 하는 것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일의 숭고함, 프로에 대한 경애와 애정.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고 난 후, 전개가 유치하다고 느껴졌던 스스로가 조금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나는 유치할 정도로 무언가를 향유한 적이 있던가? 아직도 겉멋에 취한 아이는 아닌가?



#2. 위대한 쇼맨

한 영화를 100번 보기는 어렵지만 한 음악을 100번 듣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영화를 한 번만 보았어도 여운이 오래가는 영화들의 공통점은 음악이 좋다는 것이다. 위대한 쇼맨은 각본상 논란이 많았지만 사운드트랙은 의심의 여지없이 관객들의 환호를 불러왔다. 두들러의 원픽은 Rewrite the Stars. 현시점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여배우라고 할 수 있는 젠데이아와, 15년 전 신드롬이었던 High School Musical의 남주 잭 에프론의 만남은 신선하면서도 웅장했다. 영화 상 두 배우 관계의 변곡점이 되는 순간에 터지는 이 노래는 가사도, 멜로디도, 장면도 훌륭하다. 엑소의 디오와 악뮤의 수현이 최근 음악방송에서 부른 걸 보고, 역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곡이구나 실감했다. 달콤 씁쓸한 이 계절에 잘 어울리는 사운드트랙:)



#3.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 뷰티인사이드

가을과 겨울은 단연 패션의 계절이다. 옷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사랑할 수밖에 없는 계절이다. 그래서 잘 어울리는 대표적인 영화 두 편이 있는데, 하나는 앤 해서웨이 주연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이고, 하나는 한효주 주연의 뷰티인사이드다. 영화만 봐도 코끝에 차가운 공기가 와닿는 느낌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면 보다 색감의 대비감이 커서 선명하고 화려한 무드라면, 뷰티인사이드는 정반대의 부드럽고 폭닥하게 흘러가는 무드다. 이 두 영화는 계절감을 공감각적으로 잘 풀어낸 게 사랑받는 첫 번째 이유고, 두 번째는 각본 또한 전반적인 분위기에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일관적인 비주얼이 영화를 잘 이끌어간다는 점이 이 두 영화가 오랜 시간 사랑받는 이유 아닐까?



#4. 리틀 포레스트 & 카모메 식당

날이 쌀쌀해지면 몸과 마음이 허해질 때가 있다. 괜히 눈이 시린 밤도 온다. 그럴 때 영화로 보양해야 한다. 리틀 포레스트와 카모메식당은 그런 시간이 필요한 이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는 영화다. 리틀 포레스트는 일본 판도 좋고 한국 판도 좋다. 아마 뭐든 하나 보고 마음에 들면, 다 찾아보게 될 거다.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다 알고, 꾸준하게 사랑을 받는 이 영화들의 사랑받는 이유는 사람의 근원적인 외로움을 달래주기 때문인 거 같다. 관계에서 오는 외로움을 인정하고, 혼자 재미있고 건강하게 시간을 보내는 모습, 그 안에서 느끼는 자연과 다시 살아나는 정. 이 어렵고도 불편할 수 있는 메시지를 가장 멋진 방법으로 풀어낸 영화들이라고 생각한다. 두들러들에게 추운 밤이 찾아온다면 이 영화들을 보고 힘내보길 바란다.





인생을 더 다채롭게 만들어주는 영화가 꼭 두들러들의 한 켠에 늘 함께하길 바라며-


<Doodle!>은 잠시 재정비의 시간을 가지고 가을 안에 돌아오겠습니다:)

그 때까지 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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