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단거리보다는 장거리 선수가
유리하지 않을까? 결국은 지구력이다. 긴 학창 시절과, 회사생활과, 이 삶을 나만의 페이스로 경영할 수 있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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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회사를 다니며 가장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은 내가 나를 지키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학창 시절부터 그랬다. 전학과 유학을 여러 번 겪으며 나도 모르게 익혀왔던 게, 조금 여유로워지면 잊고 있다가 이제 다시 힘들어지니까 떠올랐다. 결국 인생 어느 단계에 있던 나는 내가 지킬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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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선배들이 줄곧 하던 얘기는 회사가 본인을 소모품으로 안다, 소모품처럼 쓴다는 거였다. 처음엔 동의했고, 같이 힘들었다. 몇 개월 더 지나며 아파서 휴직하게 되는 선배들을 많이 보게 되었다. 그때 참 느끼는 게 많았다.
냉정하게 회사 입장에서 개개인은 소모품처럼 보일 수 있다. 한 명이 아프면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면 끝이다. 그 사람이 어쩌다 아팠는지, 얼마나 아팠는지, 이런 사람이 또 나오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해하는 회사가 과연 있을까 싶다.
그런 생각을 거치며, 어쩌면 본인이 본인을 소모품처럼 쓰고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 다니면 어쩔 수 없는 일들도 있지만, 어느 정도는 그에 맞서 본인은 소모품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칠 줄 알아야 한다. 내가 나를 귀하게 대해야 다른 이들도 나를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결론은 회사에도 어디에도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고 내가 나를 지키며 살아가는 것. 요즘은 여기에 관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