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겨울

호주 워홀러의 간단한 고찰

by 승환

오랜만에 뇌를 빼고 좀 낄낄거리고 싶다.

니체마저 “나는 진지하게 살아야 했기에, 더 광대가 되고 싶었다.” 라고 말했는데 한국에 있었을 때 처럼 미쳐버린 비유와 농담을 쉬지 않고 뱉던 나의 광대라는 인격과 다시금 친해질 때가 온 것 같다.


이 글은 호주가 겨울로 접어들기 시작하는 7월초경에 쓴 글이다. 이 미친 동네는 여름에 건조하고 겨울에 습한 아주 생소한 기후환경을 갖고 있는데. 처음 12월의 겨울에 떠나 여름에 도착하고, 6개월 만에 다시 겪는 겨울이 내가 알던 그 놈이 아닌 것은 뭔가… 한달 만에 만난 여자친구가 성형을 하고 온 느낌이 든다.

어… 전혀 못 알아보겠다는 뜻이다.


호주는 마초이즘이 상대적으로 강한 나라인데 그 이유를 간단하게 생각 해보았다.

시드니의 특성상 영하의 기온으로 내려가진 않지만 해가 떨어지면 뼈가 시린 냉기가 흐르고 해가 떠서 햇볕 아래에 있으면 패딩은 순식간에 오븐이 되어 겨울이라 데오드란트를 뿌리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된다.

그래도 눈은 안 내리니까 다행이라 생각하는 찰나에 태풍이 몰아친다. 구름 뒤로 숨은 해는 온기를 전달하지 못하고 쌩쌩 불어 닥치는 바람은 비를 가로로 뿌리며 기온은 한낮에도 10도를 겨우 상회한다.

진짜 더럽고 서러워서 이 나라를 뜨고 싶다는 생각이 종종 들어버리게 만드는 날씨다.


고로 결론은 이런 날씨 때문에 호주인들의 정신이 나가버려서 마초이즘이 강하다는 것이다.

해가 쨍쨍 내리쬐는 날에는 말할 것도 없이 놀아재끼고, 겨울에는 이렇게 비가 퍼붓고 사람 침울하게 만드는데도 이 호주 놈들은 바람이 많으니 파도가 좋다고 서핑을 하는 도라이들이 종종 목격되는 나라다. 비를 맞으며 바비큐를 굽고, 맥주에 비가 들어가면 술이 안 줄어든다고 신나 하며, “쫄?”을 외치면 키가 2m인 캥거루와 바로 맞짱을 뜨는 놈들

‘과장이 조금 들어갔지만 지들도 본인들이 미친 마초 놈들이란 걸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친 마초라고 해주면 좋아함’

네비게이션에 과속카메라가 표시가 안돼지만 시속 60도로에서 100을 밟다가 시야에 카메라가 들어오면 브레이크를 밟는 새끼들

시속 110제한인 고속도로에서마저 부족하다고 때려 밟느라 사고가 나는 것이 당연해서 퇴근길에 사고가 한 건 밖에 안 보인다면 ‘오늘은 동네가 조용하네?’ 라고 하는 새끼들

맥주, 콜라, 물이 다 같은 가격대라 맥주를 샤워하는 것처럼 들이붓는데 통풍도 안 걸리는 몸은 튼튼한 새끼들


좋은 점도 말해줘야 하나…?


한국에선 보험사 부를 접촉사고도 그냥 쿨하게 가버리고 ‘이정도는 신경 쓰지마’ 라고 하는 사람들

운전은 과격하지만 양보는 잘해주는 이상한 사람들

경적을 울리는 법이 없는 chill한 사람들

몸 좋다고 칭찬하면 그저 헤벌쭉 웃어버리는 순박한 사람들

조금 모자라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칭찬으로 쓰지만 그래도 착한 새끼들


그걸 다 떠나서…





영어를 쓰지만 그게 한국어로 치면 제주도 사투리급이라 미국식이나 영국식 영어로 대화하면 나랑 어휘력이 비슷해지는 신기한 새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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