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얼마인가요?
그녀는 울고 있었다.
대놓고 우는 것도 아니고
얼굴을 숨긴 채
마스크 아래로 조용히 눈물이 흘렀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계산을 하면서 손이 잠깐 멈췄고
그녀가 올려놓은 물건을 바라보며
무언가 말을 꺼내려다
결국 닫았다.
“봉투 필요하세요?”
“아뇨.”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얼굴을 살짝 돌렸다.
나는 계산을 마치고
그녀에게 영수증을 건넸다.
그 순간
그녀의 눈물 한 방울이
영수증에 떨어졌다.
그 장면이 오래 남는다.
슬픔이 종이 위에 적시는 모습을
그렇게 또렷하게 본 적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만큼
내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것도 처음이었다.
나는 왜 말하지 않았을까?
“괜찮으세요?”
“물 좀 드릴까요?”
아무 말이나 해볼 수 있었는데.
그 순간의 침묵은
나의 회피였고,
두려움이었고,
책임지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그녀는 그날
아무 말 없이 나갔다.
그리고 다시는 오지 않았다.
나는 그 후로도 수많은 손님을 맞았지만
그녀만큼 선명하게 떠오르는 사람은 없었다.
사람들은 울음을 사소하게 만든다.
“예민하네.”
“별 일도 아닌데 왜 그래?”
“요즘은 다 힘든데.”
그래서 사람들은
울음을 삼킨다.
그리고
슬픔을 느끼는 자신을 의심하게 된다.
그녀는 그날
울 수밖에 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하루를 받아주지 못했다.
나는 편의점 알바였고,
그녀는 손님이었고,
그 사이에 놓인 계산대는
그녀의 눈물 한 방울보다 더 단단하게
우리 사이를 막고 있었다.
나는 지금도
그 영수증을 기억한다.
얼룩이 져서 번진 잉크처럼
그녀의 감정이
내 안에서 계속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