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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kb 하우스 Oct 28. 2022

05. 중국 정원에서 느껴지는 초공간의 세계

트렌브랜_내가 만드는 트렌드 브랜드 공식

  중국을 겨냥해 미국이 고강도의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하며 중국 반도체 개발을 막으면서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연장을 공식화하는 20차 당대회를 계기로 중국의 위대한 부흥인 중국몽의 실현을 위한 대만 통일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어집니다. 이렇듯 매일같이 뉴스의 헤드라인으로 등장하는 것이 중국과 우리의 관계인 것 같습니다. 이걸 대하며 문뜩 드는 생각은 우리와 중국이 닮거나 비슷한 게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역사를 보면 중국과 한국은 서로 반대 즉 상반된 모습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듯 한쪽이 통일되면 다른 한쪽이 분열되는 모습을 반복하며 지내왔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습니다. 한나라가 붕괴할 때는 고구려와 백제가 융성 했었고, 중국이 공산국가로 통일될 때는 한반도가 남북으로 분단되는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민주주의와 산업화로 승승장구할 것 같이 보였던 대한민국이 이젠 중국에 자리를 내주는 모습입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중국은 어떤 모습일까 둘러보던 중 중국의 전통을 대하는 변화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웅장함과 화려함과 함께 세계 최대를 지향하던 중국이 변화를 시도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와 묘미는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중국은 간자체 획수에 따라 참가국을 입장시키며 표의 문자의 심플한 그림을 이용해 이야기를 담아 냈습니다. 그리고, 역대 올림픽 중 가장 작은 성화대를 등장시키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거대한 중국과 문화를 표방하던 것에서 숨김의 미학을 통해 작은 것에 큰 뜻을 담고, 심플함 속에 웅장함을 담아 낸 것입니다.


  화려함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정원, 그 정원의 중심에는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태호석이 놓여 있습니다. 태호석이 화려함과 부의 상징이 된 데는 중국적인 이야기가 함께 어우러졌기 때문입니다. 태호석의 명성에는 비밀스러운 출생의 과정을 담고 있는데 물이 꺼꾸로 용솟음치는 깊은 태호 호수 밑바닥에서 긴 세월을 지내면서 숭숭 구멍이 나며 기이한 형상의 태호석이 만들어 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기이함을 얻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고 운까지 따라야 꺼내 올 수 있다고 합니다. 즉, 이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어마한 부와 함께 목숨마저 부릴 수 있는 절대 권력이 있어야 태호석을 얻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것에 스케일이 더해질 때 비로소 중국 정원이 모습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중국의 정원하면 서태후가 재건한 이화원이 으뜸으로 만리장성 다음으로 큰 스케일을 자랑한다고 합니다. 중국은 스케일만큼이나 스토리도 이에 한몫 하는데 서태후가 재건한 이화원처럼 그녀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장위와인 또한 이에 못지 않은 스케일과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130년의 전통을 지키고 있는 장위와인은 창업자인 장비스(1841~1916년)가 프랑스의 유명한 포도 산지인 보르도 지역과 유사한 기후를 가진 산동성 연태에 프랑스와 이태리에서 포도 묘목을 수입해 50만 그루를 심습니다. 이어 영국, 오스트리아, 네덜란드에서 양조 기술자를 초빙해 와인 저장고를 만들고 빈티지 와인을 만들게 됩니다. 이를 시작으로 장유와인은 1915년 파나마 박람회에서 금상을 받게 됩니다. 1931년 생산을 시작한 제바이나로 ‘중국의 맛’이라는 명성을 얻었고 중국의 국가 행사와 공식 연회에 사용되면서 부동의 1위라는 위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중국의 정원인 이화원을 만들기 위해 강바닥을 파서 산을 쌓는 창조에 가까운 계획을 하고, 장유와인이 보르도의 와이너리를 중국에다 그대로 가져다 놓는 계획을 실현시키는 것에는 스케일과 화려함은 스토리가 만들어낸 부산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실의 벽에 가로막히면 그 너머에 있는 세상을 내다볼 수 없듯이 먼 곳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행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행운은 대범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중국의 정원에는 바늘구멍 같은 초공간의 세계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수면이 거닐 수 없는 경계로 느껴지지만 이 또한 중국은 돌로 배를 만들어 띄워 호수의 수면을 즐기게 하고 수상 무대를 만들어 한여름 밤의 꿈이 화려하게 펼쳐지는 감성의 공간으로 펼쳐지게 했습니다.


> 장위와인은 서태후가 재건한 이화원처럼 그녀의 지원을 받아 만들면서 이에 못지 않은 스케일과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https:// winenews.it/it/i-fine-wine-di-cina-arrivano-nei-calici-ditalia-con-chateau-changyu-moser-xv-e-meregalli_4269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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