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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kb 하우스 Nov 03. 2022

06. 일본 정원, 열정이 만든 최고의 자연스러움

트렌브랜_내가 만드는 트렌드 브랜드 공식

  교토 시내를 도보로 여행하다 보면 식사 시간보다 이르게 배가 고파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때가 되면 바쁘게 움직이던 발걸음이 느려지게 되면서 주변의 이것저것을 더 많이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길을 따라 촘촘히 들어선 식당에선 출입문을 활짝 열어 분주해질 식사 시간을 기다립니다. 이 때문인지 식당에서 풍겨져 나오는 음식 냄새는 더 진하고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시각 출입문 바깥에 메뉴를 보여주기 위해 밥상을 미리 펼쳐 놓는데 이 모습은 한국에서 접한적이 없어서인지 더 많이 정감이 느껴졌습니다. 고퀄리티의 사진만이 메뉴를 보여주는 최고의 방법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 또한 사진으로는 온전히 담아 낼 수 없는 부분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소반 위에 올려진 따뜻한 쌀밥과 반찬을 보고 있으려면 기분이 좋아지는 걸 느낄 수 있는데 어쩌면 이것은 쌀밥이라는 공통분모 때문이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일본에서 쌀밥이 놀라울 정도로 특별해 보입니다. 쌀밥은 일본 요리에서 맛의 시작점인 동시에 마침표하고 할 정도로 요리에 필요한 모든 정신과 열정이 응집돼 있다고 합니다. 어떤 식당에서는 쌀에 ‘First Class’를 붙여 맛의 차이를 차별화하기도 하고 쌀의 이름으로 ‘아름다운 꿈’을 쓰기도 할 정도입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일본의 가전은 쌀의 종류마다 다른 고유의 맛을 찾기 물의 양과 조리를 다르게 한다고 합니다. 최고의 쌀은 말그대로 쌀의 재배부터 포장, 유통, 보관, 조리까지 열정을 쏟지 않는 부분이 없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일본의 정원을 보면 이들이 쌀을 대하는 것과 같은 특별하고 다양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DNA가 A.T.C.G (A 아데닌, T 티민, C 사이토신, G 구아닌) 라는 네 가지의 단순한 구성으로 세상의 모든 생명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과 같아 보입니다. 일본의 정원은 이렇게 기발하고 자유분방한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것 같아 보입니다.

 

  교토는 일본 정원의 중심지라 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모모야마 시대 실권을 장악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정원에 대한 상상력을 편친 곳이기도 합니다. 그는 전쟁과 대지진으로 풀 죽어 있는 세상에 활기를 불어넣고 싶어 했습니다. 1598년 그는 꽃놀이 날을 3월 15일로 정하고 한달이 조금 넘는 기간에 도쿄의 20리를 꽃으로 뒤덮는 거대한 계획을 세웁니다. 7,000 그루의 명품 벗나무들을 먼 거리에서 옮겨다 심고, 건물을 새로 짓고, 연못을 파고는 여기에 섬을 만들고 다리를 놓았습니다. 자연 경관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사원 건물을 통째로 옮겨 놓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화룡점정으로 새로 지은 집이 새것 같이 보이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해 고목부터 이끼와 작은 돌 하나까지 가져다 옮겨 놓는 정성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일본의 정원은 이런 과정의 인간의 열정을 담으면서 최고의 자연스러움과 자연의 모습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자연적인 아름다움에 인간의 감각적인 센스가 더해지면서 일본의 정원은 더욱 특별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렇듯, 일본의 정원에서 자연을 다듬고 인공적인 것과 결합시키면서 새로운 멋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조경을 구상할 때 자연의 멋이 최고조에 달하는 가을의 변화된 모습을 미리 계산하여 사계절 각각의 다른 자연의 경치를 느낄 수 있게 합니다. 과거의 노력처럼 연못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멀리서 귀한 물고기를 가져다 놓고 이를 가까이서 보고 즐기기 위해 아치 모양의 다리를 놓아 운치를 더해 냅니다. 일본의 정원을 보면 폭넓은 아이디어를 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아이디어와 결과가 결코 우연이 아닌 것 같이 느껴집니다. 이것은 일본인에 의해 일본의 정원과 닮은 모습의 체인 카페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1909년에는 체인 카페인 플리스타(Café Paulista)가 최초로 오픈했고, 1930년에 UCC 커피는 커피의 재배부터 생산 라인을 갖추게 됩니다. 그러면서 체인 카페의 개념을 넘어 인스턴트 커피와 캔커피에 이르기까지 커피에 대한 진심으로 커피를 마시는 트렌드를 새롭게 변화시키게 됩니다. 일본은 평범한 것을 높은 수준의 경지로 끌어 올리는 능력이 그들의 DNA에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 다이고지[醍醐寺]: 자연적인 아름다움에 인간의 감각적인 센스가 더해지면서 일본의 정원은 특별함을 가지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 https: //nottiphotobiker.com/kyotodaigo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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