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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kb 하우스 Nov 19. 2022

08. 이태리 정원, 소중함이 쌓여 만들어진 아름다움

트렌브랜_내가 만드는 트렌드 브랜드 공식

  아름다움을 조화와 균형이 만들어내는 미학으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아름다움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고 주관적이다 보니 이를 단박에 정의 내리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나는 아름다움에 대해 플로리스트인 카트린 뮐러의 표현이 마음에 듭니다. 그녀는 숲에서 꽃을 대할 때 꽃들을 꺽지도 가져오지 않고 그냥 바라볼 때 가장 아름답게 느낀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플로리스트인 그녀가 꽃을 대하는 마음도 같이 담겨 있어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아름다움은 일상의 흔한 존재 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아름다움은 아주 먼 거리에 있을 수 있고, 정말 우연히 마주칠 수 있고, 또 쉽게 가져오거나 자신의 소유가 될 수 없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름다움은 소중함과 서로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아름다움과 소중함은 함께 시간과 정성이 더해져야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경험들이 더 풍부한 상상력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여러 소중한 기억들이 서로 다른 모양으로 층층이 쌓이면서 아름다움이 만들어 냅니다. 아름다움을 형상으로 만들어 낸다면 층층이 쌓인 모양이 될 것 같습니다.


  섬이 아름다워 보이는 데는 그 크기가 작은데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섬에서는 커다랗거나 무수한 것들을 대신해 작고 소박한 것들로 채워지면서 이것이 만들어 내는 것들로 특별함을 만들고 마술을 부리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작은 섬은 어린 왕자가 태어난 작은 행성과도 많이 닮아 보이기도 합니다. 이것으로 작은 섬의 정원이 아름다워 보임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외도의 보타니아는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섬의 정원입니다. 정원은 그 이름처럼 인간이 가꾸고 노력으로 층층이 쌓아가는 것으로 인간으로 황폐해진 섬의 자연을 40년이라는 긴 시간을 공들여 동백과 아열대 식물로 채우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습니다. 외도의 보타니아가 가진 매력은 섬이라는 지형적 특성 위에 새롭게 정원을 만들면서 가지게 된 이국적인 아름다움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태리 북부 마조레 호수에 있는 이솔라 벨라(sola Bella)는 섬 전체가 하나의 아름다운 예술품이라 불러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알프스의 풍광인 이곳에 17세기에 보로메오 가문의 궁전이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져 중세로 되돌아 가는 듯한 감성에 빠져들게 하는 섬입니다. 이곳이 아름다운데는 궁전이 층마다 다른 소재와 식물을 심고 가꾸면서 이태리 정원의 진수를 담고 있는데 있습니다. 호수 위에서 바라보는 벨라섬은 고즈넉하고 조용하기만 하지만 시간과 함께 층층이 쌓여서 만들어진 정원에서 벽과 천장까지 식물들이 자라고 채워진 푸른 입체 속을 걸으면 아름다움과 함께 정원은 신비롭기까지 합니다. 높은 궁전의 넓은 창을 통해 바라보는 정원과 호수 그리고 어두운 통로를 지나 높다란 계단을 올라야 만날 수 있는 정원의 입구는 묘한 감정을 불러 일으킵니다. 정원이 시각적 긴장감을 몰아 쉬게 하고 또 호기심으로 뛰어오르고 싶은 충동까지 들게 하기 때문입니다. 층 마다 배치를 다르게 하고 꽃과 나무들까지도 다르게 채우고 가꾸면서 정원의 모습을 3차원의 마음 넓고 인상 깊은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층층이 쌓여서 만들어진 이솔라 벨라의 정원을 보고 있으면 이태리 정원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이 스케일이 아니라 채움과 디테일에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 다 만들어 내는 재주를 가진 레고가 이태리 정원을 표현하는데 최적화되어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실제와 똑같이 정원을 만든다는 것은 상상조차 어려운 일이지만, 형형색색의 블록과 피규어를 차곡차곡 레고로 쌓는 것으로 이태리 정원을 쉽게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덴마크어 leg godt가 재미있게 놀다 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듯 레고라면 궁전과 함께 호수 위에 층층이 쌓인 정원을 통째로 가져다 예술 작품으로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50년에 달하는 레고의 어마 무시한 호완성과 1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오차율 또한 그 가치와 아름다움을 표현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나만의 정원을 갖고 싶다면 그리고 그 꿈의 정원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고 싶다면 레고로 이태리 정원에 도전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이솔라 벨라(sola Bella), 층 마다 다른 배치와 식물로 채워진 정원을 레고로 만들어도 그 아름다움이 그대로 전해질 것 같습니다.

이미지 출처: https:// www.1zoom.ru/Города/обои/591899/z2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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