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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kb 하우스 Nov 25. 2022

09. 프랑스 정원, 가상과 현실의 확장 공간

트렌브랜_내가 만드는 트렌드 브랜드 공식

  변화를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래서인지 변화와 용기는 하나로 묶여진 단어 같습니다. 무엇이 우선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하나가 나서면 다른 하나가 같이 따라 간다 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 하나가 하늘이라면 다른 하나는 바람이고 하나가 바다라면 다른 하나는 파도가 될 것 같습니다. 변화란 긴 고요의 시간이 끝나면서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움직임으로 이것에 반응하고 답하며 새로운 길을 찾은 과정을 용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반대와 비난에 맞서야 하지만 이것으로 한 국가의 운명이 바뀌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프랑스는 에펠탑이 그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고 그리고 인상주의 화가들이 그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용기를 가지고 그 변화의 파도를 넘으면서 파리는 예술의 도시와 함께 사랑과 낭만의 도시로 변모할 수 있었습니다.


  도시는 숨을 쉬며 성장하는 생명체와 같습니다. 파리는 예술의 도시라는 타이틀과 함께 연인들에게 어울리는 도시로 도시의 생명력을 키워왔습니다. 사랑은 평범하고 수수한 것을 특별하고 소중하게 만드는 마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마법과도 같은 사랑은 우리를 열정으로 이끕니다. 파리의 작은 선물 가게들은 이런 마법에 걸린 연인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합니다. 연인들은 파리에서 달콤한 디저트부터 향기 가득한 와인과 드라이플라워 그리고 향수에 취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 사랑이기에 우리는 이 아름답고 신비로운 사랑을 선물에 담아 표현하는 것은 아닐까요? 이렇듯 도시의 작은 가게들은 고풍스럽고 낭만적인 모습으로 사랑의 마법이 필요한 아름다운 연인들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유럽에서 변방에 불과했던 파리가 지금의 아름다운 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었는 데는 유젠 오스만(Eugène Haussmann)의 용기가 있었습니다. 1853년 시장에 취임한 그는 대규모의 도시정비 프로젝트로 도시에 새로운 변화를 주고자 했습니다. 방사형으로 대로를 새로 놓고 작은 도로들을 연결하였고 대로를 따라 수로를 정비하면서 도로 주변의 건축물과 시설물을 규격화 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파리는 통일감을 가지게 되면서 하나의 거대한 정원과도 같은 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었습니다. 파리는 프랑스의 정원과 같이 도심의 대로를 걷고 감상하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질서와 통일을 통해 프랑스의 정원은 그 크기를 무한대에 가깝게 키울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생기는 단조로움은 미학적인 아름다움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프랑스의 대표 정원이라 할 수 있는 베르사이유 정원은 왕궁을 중심으로 펼쳐져 그 범위가 숲과 산책로 그리고 운하까지 이어지면서 하나의 거대한 가상현실 속의 세상을 연상시킵니다. 프랑스 정원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세상을 하고 있어 상상의 세계와도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즉, 베르사이유 정원은 기하학과 대칭의 조형에 인공미를 결합시키면서 가상과 현실의 확장이라 할 수 있는 17세기판 메타버스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인공미를 뽐내는 베르사이유 정원의 속을 들여다보면 재미나게 구분된 세상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인공미로 전체적인 정원을 만들었다면 자연 그대로의 트리아농(Trianon)이라는 황실의 사적인 정원으로 겉바속촉의 공간을 만든 것입니다. 자연을 그대로 담은 정원은 우리를 휴식하게 하고 시간을 멈추게 하는 마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자연의 정원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우리는 이 안에 또 다른 세계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모네의 정원은 클로드 모네(Claude Monet)가 40년에 걸쳐 만든 정원입니다. 이곳은 그가 연못과 정원을 만들고 가꾸면서 많은 회화 작품을 탄생시킨 곳입니다. 그런데, 다르게 보면 모네의 정원은 우리가 그의 작품 속 세상을 직접 현실로 대할 수 있는 살아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곳에서 그가 그린 아름다운 작품과 같이 넓은 연못에 놓인 수련을 대하고, 연못 주변을 감싸고 있는 버드나무와 붓꽃의 색채를 바라보고, 빛과 함께 갈라지며 새소리와 물소리로 채워진 공간의 아름다움을 직접 느껴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프랑스 정원은 현실의 정원과 작품 속의 세계가 함께 공존하는 공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지베르니(Giverny)에 있는 모네의 정원은 그의 작품 세계로 초대하는 공간인 동시에 그의 작품이 현실로 살아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미지 출처: https: //www.cultura.com/p-puzzle-jardins-giverny-1500-pieces- 40055568780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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