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어디에서 오는가. 문학은 근원은 자연과 인간과 사회에서 비롯된다. 혼자서 자기만의 세상에 빠져 있으면 문학은 죽은 것이다. 따라서 문학은 자연과 교감하고, 인간을 사랑하며, 사회의 일부로서 스스로를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그래서 문학은 소통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작가와 독자와의 소통은 문학이 주는 매력이다. 독서를 한다는 것은 소통의 매력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매주 수요일 저녁에 평생교육원에서 문예창작 아카데미에서 시창작을 배우고 있다. 야간 수업이라 대부분 직장인들이다. 주간에 각자 분야에서 생업에 종사하다가, 저녁에 모여 무엇인가를 배우고 있는 것이다. 대단한 각오가 아니면 꾸준히 배우기가 어렵다. 무엇인가 배우고 갈고닦는다는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시간과 돈과 노력을 기꺼이 내어 놓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을 때,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그동안 3학기를 함께 공부하는 학우들끼리 싱그런 오월을 맞아 문학기행을 가기로 했다. 모두들 시간을 맞추고 하루 휴가를 냈다.
약속시간에 평생교육원에서 만나 카풀을 해서 출발했다. 시내를 벗어나니 오월의 싱그럼과 푸르름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모두들 오랜만에 야외로 나오니 기분이 들떠 있었다. 내 차에는 공무원으로 정년퇴직을 하신 두 박사님을 모시고 달렸다. 퇴직 후에도 공부에 손을 놓지 않는 배울 것이 정말 많은 분들이다. 목적지는 완주에 있는 경천관광농원이다. 함께 공부하는 학우님이 운영하던 곳이다. 경천저수지가에 있는 농원은 그의 땀과 노력이 깃들어 있었다. 아름들이 소나무들과 저수지의 풍경, 활짝 핀 꽃들, 멋진 조경석들과, 마음을 씻어 준다는 세심각 팔각정 등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그 학우님은 15년 동안 모든 재산을 투자하여 농원을 만들고 가꾸었다고 한다. 지금은 그 농원을 팔고, 시내에서 다른 사업을 크게 하고 있었다. 그 학우님은 함께 공부하는 우리들에게 자신이 일군 농원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그곳으로 정했다고 했다. 60이 넘은 나이에도 공부에 손을 놓지 않는 멋진 분이었다. 지난해에는 시인으로 등단도 하셨다.
우리는 농원 전체를 한 바퀴 돌아본 후 팔각정에 모여 잠시 여흥의 시간을 가졌다. 음악활동을 하는 내가 간단히 장기자랑을 할 수 있는 준비를 해 갔다. 교수님부터 한 곡조 뽑으셨다. 응원과 박수, 함성 소리로 농원은 들썩들썩해졌다. 모두들 돌아가며 준비한 노래를 한곡씩 하며 주변 자연과 동화가 되어갔다. 마지막으로 하모니카 연주자인 내가 한곡 연주를 하니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솟았다.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갖고, 우리는 산골에 있는 식당으로 점심식사를 하러 갔다. 준비된 메뉴는 자연산 메기탕이었다. 연한 시래기가 일품인 메기탕을 기쁜 마음과 행복한 시간 속에서 맛나게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호수가 내다 보이는 그림 같은 풍광이 멋진 카페로 갔다. 그곳에서 각자 취향에 맞는 음료와 빵을 먹으며 간단히 문학수업 시간을 가졌다. 준비해 간 시를 낭송하며 멋진 시간을 가졌다. 1부 행사를 마치고 교수님은 복귀하시고, 같은 학우들끼리 모악산 아래에 있는 호수로 이동하여, 둘레길을 가벼운 산책을 하며 서로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다들 오랜만에 야외로 나와서 인지 마음들도 열려 있었다.
벚꽃이 진 자리에는 수국과 아카시아꽃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오월의 겸손한 햇살과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 잔잔하게 살랑이는 호수 물결은 천국이 따로 없었다. 바로 이곳이 천국이었다. 거기에 함께 시를 공부하는 학우들이 있으니 나도 시인이 된 듯했다. 늦은 나이에도 국문학과를 다니며 공부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산길로 접어드니 아카시아 향기가 코를 자극하고, 찔레순도 여리게 솟아 추억에 잠기게 하였다. 어린 시절 마을 뒷동산에 찔레꽃이 만발했고, 찔레순이 나오면 여린 부분을 따와 고추장에 찍어 먹었던 기억이 새롭다. 시를 쓰는 사람들은 감성이 다르다. 시는 느낌으로 쓰라고 교수님이 늘 강조하셨다. 느낌으로 느끼고 생각하고 제작하는 것이 현대시라고 강조했다. 오감을 통해 자연을 느끼고 체험하고 발견하여, 그것을 생각하고 표현하여 한 편의 멋진 시가 탄생하는 것이다. 느낌을 더욱 강화하라. 온몸으로 느껴라. 그래서 체험하고 발견하여 나만의 표현으로 글을 써야 한다.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잘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론과 실체는 늘 거리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러나 꾸준히 공부하다 보면 나도 언젠가는 시인이라는 목표에 도달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맛난 저녁식사와 차 한잔을 나누고, 우리는 아쉬운 작별을 했다. 하루가 참 기분 좋은 날이었다. 오늘이 좋다. 내일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