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국민학교를 다닌 나로서는 자동차는 꿈의 상징이었다. 자동차는 돈 많은 사람들만 타는 부자들의 전유물이었다. 어쩌다 시골마을에 자동차가 들어오면, 동네 모든 아이들이 신기한 듯 자동차 구경에 정신이 없었다. 바퀴가 3개만 있는 자동차였다. 앞쪽에 바퀴 한 개가 있고, 뒤쪽에 바퀴 두 개가 있는 자동차였다. 일명 삼발이 자동차다. 아이들은 자동차가 동구밖으로 빠져나갈 때까지 자동차를 따라다녔다. 자동차에서 나오는 희뿌연 연기를 맡으며 따라 다니 곤 했다. 지금 생각하면 환경오염 의 주범인 매연이라는 것도 몰랐 다. 그저 자동차 꽁무니에서 나오는 도시 냄새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국민학교까지 십리 길을 걸어서 매일 등교를 했다. 길은 비포장 길이라 비가 오는 날이면 푹푹 빠지는 시골길을 간신히 지나 학교까지 다녔다. 어쩌다 자동차라도 지나가면 빗물이 튀어 아이들의 옷을 다 망가뜨리기 일쑤였다. 그렇게 중학교까지 시골에서 다녔다. 80년대 고등학교를 시내에서 다니며 차를 실컷 구경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 들은 버스를 타고 다녔다. 만원 버스에 안내양이 있던 시절이었다. 그때만 해도 개인 승용차를 타고 다니면 사장님이라고 불렀다.
대학을 졸업하고 장교가 되어 소대장을 90년도에 전방으로 나갔다. 군에서도 자동차는 귀한 존재였다. 대대장이나 되어야 찦차를 탔다. 1993년 6월부터 광주에서 중대장 교육을 받았다. 나는 그때 한참 연애를 하고 있었다. 그해 11월 교육을 마치고 결혼을 했다. 큰 아이가 태어 나니 자동차가 필요했다. 그 시절부터 마이카 시대로 접어들고 있었다. 어느 정도 형편이 되는 사람들은 자동차를 구입하는 붐이 일었다. 나는 동기생이 타던 빨간색 소형 중고자동차를 샀다. 운전면허는 있었지만, 직접운전을 하는 것은 긴장되고 떨리는 일이었다. 살금살금 거북이처럼 나의 운전은 시작되었다. 그곳에서 1차 중대장직을 마치고, 전방 지역으로 이동하여 2차 중대장직을 수행했다. 그곳에서 중대장직을 마치고, 사단사령부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아내가 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가 났다. 큰아이를 태우고 시장을 본 후 집으로 오다가, 학원 승합차와 사고가 난 것이다. 다행히 양쪽 다 다친 곳은 없었다. 그래서 급하게 폐차 처리를 했다, 내 인생 첫차와 그렇게 이별을 해야 했다. 다음차도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중고차를 샀다.
전방에서 둘째 아이가 태어났다. 전방생활을 마치고, 2000년 8월부터 대전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여행도 자주 다니고, 즐겁게 아빠노릇 하며 살기 위해 처음으로 새 차를 구입했다. 너무나 기뻤다. 중고자동차는 수시로 정비를 해야 했고. 돈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새 차는 달랐다.
실내가 큰 SUV를 장만했다. 우리 가족은 새 차를 사고 안전하게 여행을 할 수 있게 해 달라며, 기도와 함께 자동차에게 편지를 썼다. 그래서인지 다행히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다닐 때까지 큰 고장 없이 10년을 탔다. 나도 어느덧 전역을 하고 새롭게 제2인생을 시작했다. 다행히 한 번에 합격하여 집사람이나 아이들에게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은 안겨주지 않았다. 첫 부임지에서 7년 마무리를 하며 또 새 차를 구입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아내도 차가 필요해졌다. 내가 타던 차를 아내에게 주고 또 새 차를 구입했다. 내 인생의 5번째 자동차다. 2번의 중고차와 3번의 새 차를 탔다. 소형차에서 대형차로 날로 진화해 왔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동차도 좋은 차를 타게 되었다. 모든 것이 감사하다. 지금껏 큰 문제없이 안전하게 추억을 만들어 준 그동안의 자동차들에게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앞으로의 목표는 작은 캠핑카를 준비하는 것이다. 평생 나만 믿고 따라준 아내와 많은 곳을 여행하며, 즐거운 노후를 보내고 싶다. 너튜브를 찾아보며 캠핑카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 자연을 마음껏 만끽하고, 내가 살아보지 못한 강 따라 바다 따라 어촌, 산촌, 관광지, 맛집, 등, 테마를 정하여, 전국을 돌며 글도 쓰고 음악도 하며, 자유인이 되어 편안하게 여행을 하고 싶다. 한번 왔다 가는 인생길에 많은 것을 체험하고 발견하며 나를 알아 가는 시간을 갖고 싶다. 여행은 나를 새로운 세상으로,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삶을 살게 해 줄 것이다. 또한 나이 들어가면서 지루한 인생길에 새로운 활력을 줄 것이다. 자동차는 나를 다른 세상으로 안내하는 참 좋은 장비 다. 여행의 기술이란 책에서 알려 준 여행의 기술은, 테마를 정하여 여행하기, 누구와 함께 할 것인 가, 여행을 기록으로 남기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 그 조언을 하나하나 실천하며 여행을 하고 싶다. 인생은 한정된 연료를 가지고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나에게 남은 연료는 3분의 1 정도 남았다. 이제부터는 남은 연료를 가지고 꼭 내가 하고 싶은 것, 하지 않으면 후회가 될 일에 소중히 써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퇴직 후를 대비하여 차분히 계획하고 준비하는 현명한 사람이 되어야겠다. 오늘이 좋다. 내일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