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이나 매스컴에서 종종 들려오는 슬픈 소식이 있다. 그것은 아파트 층간소음으로 인한 불미스러운 일이다. 이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괜찮은가. 나는 이웃을 배려하며 살고 있는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사람은 서로 기대어 사는 존재다. 사람인자가 그리 생겨있는 이유다. 아무리 잘난 사람도 혼자 설 수 없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소통하고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끼리, 이웃끼리, 가까운 사람끼리 더욱 어울리고 소통하고 배려하며 살 때 살맛 나는 세상이 되는 것이다. 전주에 정착하여 산지 벌써 20년이 다 되어 간다. 이젠 전주사람이 다 되었다. 처음 내려와 살던 아파트에서 13년을 살았다. 아이들을 그곳에서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키웠다. 그리고 법원과 검찰청이 이사하는 만성동에 법조타운 신도시가 생기면서 난생처음 분양을 받고, 새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단지 내 조경시설도 멋지고, 주변경관도 멋진 살기 좋은 아파트다. 처음 아파트를 신축할 때부터 명품아파트를 내세우며 짓기 시작했다. 평수도 나름 큰 평수여서 젊은 사람들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젊은 부부들과 어린이들이 많이 사는 아파트다.
올초에 아파트 입주자 대표들을 다시 뽑았다. 젊고 의식 있는 분들이 대표회의를 이끌게 되었다. 내가 살고 있는 바로 위층의 젊은 아빠가 입주자 대표가 되었다. 실질적인 공약이 마음에 들었다. 아파트 내 쪽문설치와 음악회를 개최한다는 신선한 공약이었다. 아파트에 꽃이 피고 싱그러운 오월 가정의 달을 맞아 음악회를 열었다. 코르나 전 아파트 내 사람들에게 하모니카를 지도하며 재능기부를 한 적이 있었다. 아파트 카페에 하모니카를 배울 분들을 20분 선착순으로 모집하여 1년 정도 하다가 코르나로 인해 중단을 했다. 아파트 대표님이 카페의 동영상을 보고, 하모니카 연주를 부탁했다. 선약이 되어 있었지만 여러 번 부탁하는 바람에 스케줄을 조정하여 참석하게 되었다. 많은 경품을 준비하고 오전부터 바자회와 보물찾기, 행운권 추첨 등 대체로운 프로그램과 무대준비와 참석독려로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멋진 아파트 어울림 음악회가 열리게 되었다. 악기연주, 판소리, 댄스, 노래 등 프로그램도 지루하지 않게 잘 준비되었다. 함께 준비하면서 이웃들과 관리실 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 너무나 좋았다.
내 공연은 마지막 순서 전에 있었다. 시립단원부터 아마추어 줌마댄스까지 자기들의 재능을 마음껏 펼치며, 주민들을 하나로 맺어주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아내는 어떤 의상을 입을까부터 며칠 전부터 부산이었다. 거실 창문에서 무대가 설치되는 것을 보며 나보다 더 긴장하는 것 같았다. 아내의 부산이 나를 조금은 설레게 만들었다. 많은 곳에서 봉사도 하고 공연도 했지만, 가족들 앞에서 무대에 서는 것은 처음이다. 작은아이는 공부를 하다가 시간을 내어 참석해 주었다. 내심 아빠의 공연이 걱정이 되었나 보다. 메모리카드에 공연할 음악을 넣는 것부터 신경을 써 주었다. 처음 순서부터 차근차근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다. 사회자는 진행 순서 중간중간에 경품을 추첨하는 이벤트와 열띤 응원을 하시는 주민께 상품을 즉석에서 전달하며 호응을 이끌어 갔다. 드디어 나의 순서가 왔다. 뒤로 갈수록 무대의 열기는 더해 갔다. 마지막 밴드 공연에 앞서 내가 공연을 하게 되었다. 내가 무대에 오르기 전에 행운권 추첨을 했는데, 우리 집이 된 것이다. 순간 공연을 해야 하는데 상품권까지 받게 되어 당황했다. 지금껏 수많은 행운권 추첨을 했지만 매번 꽝이었다. 그런데 오늘 공연을 앞두고 당첨이 되어 너무 놀랐다. 사회자의 소개와 함께 무대에 올라 인사 말씀을 하고 공연을 하였다.
공연은 관중들의 열띤 호응으로 즐겁게 마무리가 되었다. 지켜보고 있던 아내와 작은아이도 너무 좋았다며 행복해했다. 지금껏 아파트 생활을 오래 해 보았지만, 오늘과 같은 소통의 시간은 없었다.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며 좋은 이웃이 되어가는 것이 명품아파트가 되어 가는 길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아파트보다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이 더 명품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오월의 싱그럽고 푸르른 하늘 아래 마음껏 주민들이 하나 되어 더 좋은 아파트를 만들어 가는 모습에 너무 행복한 하루였다. 입주자대표님과 관리소장님께 수고하셨다는 말을 건네니 공연해 주셔서 더 감사하다는 말을 몇 번이나 하신다. 앞으로 아파트 내에 동아리방을 만들어 주기로 했다. 매주 한두 번씩 각 동아리마다 이용할 수 있는 규칙을 만들고, 함께 하는 주민들끼리 더 행복한 아파트 문화를 만들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재능기부를 하기로 했다. 다음에는 내가 가르친 이웃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기를 소망해 본다. 오월의 저녁은 더욱 싱그럽게 주민들의 얼굴에서 빛나고 있었다. 오늘이 좋다. 내일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