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리고 내일

생활

by 하모남


가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 나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머리는 희어지고, 가늘어지면서 슬슬 빠지고, 치아는 부실해지고, 피부는 탄력을 잃어가고 있다. 체력도 예전 같지 않는 것을 느낀다. 그렇지만 마음만은 더 편안하고 행복하다. 지금껏 살아온 내 삶의 흔적이 얼굴에 다 쓰여 있다고 한다. 얼굴에 핀 주름꽃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안다고 한다. 과연 나는 내 얼굴에는 어떤 꽃이 피었을까. 잘 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열심히 살아왔다. 30여 년을 조국의 산하를 누비며, 보는 이 없어도 긍지와 자부심으로 나름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살았다. 늘 젊은 청춘들과 즐겁게 살다 보니 나이를 먹는 것도 잊고 살아온 세월이다. 20대에도 20대 청춘들과 함께 부딪치고 울고 웃으며 살았고, 50 중반이 된 지금도 여전히 20대 젊은이들과 살고 있다. 대상은 변한 것이 없는데 나만 변해 가고 있다. 특히 외모와 성격이 많이 변한 것 같다.



혈기 왕성한 20대에는 젊음과 패기로, 지금은 노련함과 여유를 가지고 살고 있다. 어느덧 함께 근무하는 젊은이들이 집에 있는 자식들보다 더 어린 나이가 되었다. 평생 젊은이들과 생활하다 보니 20대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인다. 사오월 같은 꿈 많은 젊은 청춘이 그렇게 멋져 보일 수 없다. 갓 스무 살을 넘은 청춘들이 군복을 입고 나라를 지키러 왔다는 것이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다. 어떤 가정에서 어떻게 살아왔는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젊은 용사들을 대하는 나의 마음이 중요하다. 개개인마다 능력의 차이가 있다. 하나를 가르쳐 주면 두세 개를 아는 친구가 있는 반면, 배우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친구들도 있다. 그러나 부모가 자식을 키우듯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참용기(참고, 용서하고, 기다리기)를 실천하고 가르치다 보면, 어느새 훌륭한 젊은이가 되어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보람을 느낀다. 중요한 것은 지휘관인 나 자신이다. 내가 항상 모범을 보이고 사랑으로 가르치고 지도해야 한다. 질책보다는 칭찬과 응원이 중요하다. 사람은 상대적이다. 내가 상대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사람은 변하게 되어 있다. 군생활은 사회로 나가는 마지막 단계다. 내가 그 젊은이들에게 무엇을 심어 주느냐는 정말 중요하다. 자기 능력에 맞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져 나갈 젊은이들이다. 한 명 한 명이 정말 귀하고 소중한 존재들이다. 그런 존재들과 군생활을 함께하는 나는 그들의 가슴에 무엇을 심어 줄 것인가. 온몸으로 고민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나는 지금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 지휘관으로서, 인생선배로서, 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젊은이들 앞에 서 있다.



정년퇴직의 날이 다가올수록 더 열심히 근무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마지막까지 젊은 용사들의 마음에 희망과 꿈을 심어주고, 그들이 당당히 대한민국을 책임지는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바라 본다. 오늘은 내가 그들을 지도하지만, 내일은 그들이 주인이 되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 세상은 누구를 만나느냐가 또 다른 사람을 만드는 것이다. 나를 만나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세상은 살 만하고, 미래는 더 좋아질 것이라는 꿈과 희망을 심어 주어야 한다. 늘 그들이 지켜보기에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 한 곳에 안주하고 희망을 잃은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부하들은 나를 믿고 따라오는 것이다. 내가 노력하지 않고,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절대 따라오지 않는다.

가왕 조용필은 '바운스'라는 노래를 새롭게 발표하며 인터뷰에서 한 말이 있다. "미래로 가야 하니 과거를 버릴 수밖에 없었죠. 외롭다고 생각하는 건 오히려 자신이 없고,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들이 하는 소리다" 이 말은 나이 들어가는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그 이름만으로 존재의 의미가 되는 조용필이다. 그는 대한민국 대중문화의 중심이고 꺼지지 않는 영원한 신화다. 그는 올해 나이가 73세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현역이다. 그의 노래를 들으며 자란 나로서는 그는 위대한 영웅이다. 그 나이에도 그는 내일을 생각하고 곡을 발표하며 꿈을 꾸고 있다. 그래서 그는 지금도 여전히 우리들의 우상이다.



산다는 것은 끝없이 도전하는 것이고, 공부하는 것이다. 배움을 통해 새로움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것이 진정 멋지게 사는 것이다. 73세의 조용필에게 우리는 배워야 한다.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잘 사는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고미숙 작가의 글쓰기 특강 이란 책에 이런 멋진 글이 있다.

"새로움이란 배움의 열정밖에 없다.

그리고 배움이란 자신과의 부단한 대결이다. 자신을 넘어 다른 존재가 되는 것, 그것이 곧 길이요. 도(道)다." 그렇다. 우리는 만물의 영장이다. 우리가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끝없는 배움과 도전이었다. 그 도전은 새로움을 발견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왔다. 이것이 진정 우리가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는 일이다. 그래서 오늘을 사는 우리가 중요하다.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자. 그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자녀들에게, 함께 근무하는 젊은 청춘들에게 지금 우리가 온몸으로 보여 주어야 한다. 나이는 들어가고 신체는 변해가고 있지만, 아직도 여전히 열정은 타오르고 있다. 오늘 내가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 내일은 나를 보고 자란 젊은이들이 더 멋진 세상을 만들어 갈 것이다. 오늘이 좋다. 내일이 기대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