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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골봉사단

취미

by 하모남

봉사는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이며, 동시에 함께하는 마음이다. 봉사의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내가 가진 시간, 재능, 물질 등을 필요로 하는 곳에, 함께 나누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정말 성스러운 일이다. 항상 봉사를 하려는 마음은 있었지만, 꾸준히 지속적으로 봉사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봉사만을 해 왔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봉사할 수 있는 봉사단체를 만들기로 했다. 내가 속해 있는 음악모임은 하모니카를 위주로 음악활동을 하는 모임이다. 전북에서도 유일한 하모니카 버스킹 모임이다. 이제는 버스킹을 넘어 봉사를 하자는 단원들의 공감대가 형성이 됐다. 그래서 처음으로 장소를 섭외하고 공연봉사를 하게 되었다. 단원들이 여러 가지 숨은 재능을 총동원하는 자리였다. 웃음치료 강사님이신 강쌤님, 흘러간 노래의 고수 황 회장님, 현직 교수님이신 김교수님의 아코디언 연주, 기타와 색소폰을 하시는 분 등 다양한 재능을 가진 단원들이 많아 풍성한 공연을 펼칠 수 있었다. 나는 단원중에 막내로 사회 및 진행을 맡았다. 오랜 군생활을 통한 노하우가 빛을 발했다. 특히 현역시절 인사처에서 사제장교로 근무하며 각종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한 경험이 큰 역할을 했다.


단원들 대부분 개개인으로는 많은 무대 경험은 있으나, 단원 전체가 팀을 이루어 90분 동안 물흐듯이 진행하는 경험은 부족했다. 그래서 사전 두 번의 사전 회의와 리허설을 실시했다. 특히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음향이 무척 중요하다. 무대 음향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또한 무대가 지루하지 않도록 프로그램을 짜고, 돌발상황에 대해서도 준비했다. 무엇보다 사회자의 임기응변 능력, 관객들과 어울리며 호응을 유도하는 기술 등 무대를 원활하게 이끌어 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한 능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 모든 것들이 오랜 군생활과 지휘관으로 근무하며 여러 사람 앞에 서서 진행하고, 교육시켰던 경험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우리가 공연은 할 곳은 집에서 가까운 노인 요양원과 주간보호센터를 함께 운영하는 복지시설이었다. 대부분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70여분이 계시는 곳이었다. 요즘 코르나가 다시 고개를 들다 보니 주간보호센터 어르신 30여 분만을 모시고 공연을 했다.


먼저 어르신들을 모시고 웃음치료 강사이신 강 선생 님께서 아이스브레이킹 시간을 가졌다. 역시 전문가답게 어르신들과 스트레칭과 박수, 웃음을 통해 즐거운 시간을 갖은 후에 공연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서먹서먹하시던 어르신들도 공연이 진행될수록 자연스럽게 함께 노래도 따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옆에서 도와주시는 사회복지사님과 요양보호사님들도 공연에 흠뻑 빠져, 춤과 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시간을 만들었다. 나는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는 흘러간 노래를 연주했다. 많이 즐거우신지 무대 앞으로 나와 춤을 추시는 어르신들을 보며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났다. 이런 자리에 어머니가 계셨다면 얼마나 즐거워하셨을까. 항상 나만 보면 두 손을 꼭 잡아주시던 따듯한 손길의 어머니, 늘 긍정적으로 힘이 되는 말을 해 주시던 어머니가 오늘따라 더욱 생각이 났다. 어머니가 떠나시니 더욱 그리워진다. 앞에 있는 분들도 누군가의 아버지고 어머니들이다. 하루래도 아들이 되어 가진 재능으로 즐겁게 해 드리니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봉사는 남을 즐겁게 하는 것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봉사하는 내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게 되는 시간이라는 것을 알았다. 공연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모두들 사회를 열정적으로 본 나에게 칭찬을 해 주셔서 더욱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도 꾸준히 주변에 봉사하여 좀 더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해야겠다. 공연을 마치고 차를 한잔 나우며, 함께 한 단원들의 얼굴을 보니 무척이나 행복해 보였다. 봉사는 내가 가진 시간과 재능을 남에게 즐거운 마음으로 자진해서 내어 놓는 것이다. 남이 시켜서 내어 놓는 것은 즐겁지 못하다. 오로지 내 의지대로 내 생각대로 스스로 행할 때 만이 보람과 만족, 즐거움이 있는 것이다. 봉사는 일이 아니다. 일은 의무적으로 생계를 위해서 하는 것이다. 일도 봉사라고 생각하며 더욱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더욱 즐거운 마음으로 꾸준한 봉사를 통해 계속 성장해 가는 나 자신을 찾아가야겠다. 오늘이 좋다. 내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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