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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 행사

생활

by 하모남


세상을 살면서 한마음으로 산다 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마음을 모으는 것은 모든 집단과 조직의 숙원이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사람의 마음을 한 곳으로 이끄는 것은 탁월한 리더십이 요구되는 일이다. 가장으로서 한가정을 온전히 건전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리더의 솔선수범이 기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가정뿐만 아니라 각종 크고 작은 모임 도 마찬가지다. 리더와 조직을 이끄는 사람들의 봉사와 희생정신없이는 한마음 한뜻으로 앞으로 나아가기 정말 힘든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전국적인 동기생 한마음체육대회를 갖었다. 올해는 무엇보다 우리 동기생 중에 군에서 가장 높은 계급으로 진급한 동기생이 있어, 축하의 의미를 담아 함께 하며, 천안에 있는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갖었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어보니 가을비가 와서 바닥이 촉촉이 젖어 있었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행사에 있어 날씨는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군생활을 하며 2년간 사단사령부 인사처에서 사제 장교로 근무한 일이 있었다. 사단의 크고 작은 행사를 기획하고 시행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다. 그래서인지 행사는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그때 제대로 배웠다.


이른 아침 남원에서 살고 있는 동기와 전주에서 만나 행사장으로 출발했다. 가을비가 내려 촉촉이 젖은 고속도로를 달렸다. 마지막 단풍철이라 내려가는 길은 정체가 심했지만, 올라가는 차선은 막힘없이 달릴 수 있어 다행이었다. 한 시간 반 거리를 쉼 없이 달렸다. 천안 톨게이트를 벗어나니 약간의 정체가 있었어 나, 이른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천연 잔디 운동장에 들어서니 벌써 많은 현수막과 임원진들이 일찍 나와 행사를 위해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등록장소에서 기쁘게 맞아주는 동기의 미소에 간단히 접수를 하고, 공연을 위한 리허설을 할 수 있었다. 전문 사회자의 맑은 목소리가 울려 퍼지며, 분주한 임원진들의 노고와 희생에 고마움을 가지게 되었다. 누군가의 봉사와 희생 없이는 원활한 행사 준비가 어렵다. 그래도 많은 동기들을 대신해서 솔선수범하는 임원진들을 보며 오늘의 행사가 잘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함께 한 총 동기회 신임회장이 같은 훈육대에서 지낸 친근한 동기라 더욱 반가웠다.


단풍철이고 비가 와서 인지 작년 행사 때보다는 적은 인원이 참석했다. 그래도 제주도에서까지 한걸음에 날아온 동기생의 열정에 감사함을 느꼈다.
행사에서 중요한 요소는 기획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사회자, 무대, 관객, 음향 등이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참여하는 관객수가 정말 중요하다. 많은 준비를 했음에도 참여하는 인원이 적으면 빛을 잃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정각 10시를 맞추어 개회식을 시작으로 식전 공연이 시작되었다. 첫 순서는 내 차례였다. 많은 동기 들과 가족들 앞에서 어떤 곡을 선정해야 하나 많은 고민을 했다. 어렵게 2곡을 선정하여 연주하게 되었다. 전북동기회 동기들의 열띤 응원으로 공연은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었다. 좋은 동기들이 가까이에 함께 살고 있어 좋다. 그중에서도 마음이 잘 맞는 동기가 있어 더욱 행복하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생각이 비슷하고, 만날 때마다 반갑고 소통이 잘 되는 친구가 있는 것은 큰 행복이다. 이곳 전주에서 만난 동기 중에 나와 뜻이 맞고, 만나면 항상 좋은 에너지를 주는 초이스 동기가 있어 너무 좋다. 한 달에 한번 정도는 함께 좋은 곳을 걸으며, 힘든 인생길의 동반자가 되고 있어 정말 감사하다. 서로를 늘 응원하며 살고 있다. 함께 운동을 하면서도 더 많이 알아 갈 수 있어 좋았다.


다양한 게임과 집단축구, 족구 등을 하며 우정을 쌓아갔다. 만나야 인연을 만들 수 있다. 그래도 다행히 동기생 밴드가 있어 서로의 소식을 전하고 소통할 수 있어 좋다. 30여 년 전 젊은 나이에 영천벌에서 함께 하던 젊은 청춘들은 어디 가고, 배 나오고 머리 빠진 중년의 아저씨들이 옛 추억을 떠 올리며 땀을 흘리는 모습 속에서 동기라는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밴드를 통해 열심히 소통하는 동기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1400여 명이나 되는 동기를 다 알 수는 없다. 120명의 함께한 훈육대 동기들도 이젠 얼굴이 가물가물하다. 스쳐 지나가는 인연도 인연이고, 계속 이어지는 인연도 인연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한두 번 만나서 즐겁지 않은 자리는 피하려는 마음이 선명해졌다. 그 자리에 가서 내가 즐겁지 않으면 그 모임은 오래갈 수 없다. 조금은 서로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멋진 중년으로 나이 들어갔으면 좋겠다. 서로 부담 없이 만나 옛 청춘의 날들을 추억하며, 젊은 날을 안주 삼아 차 한잔을 나누는 부담 없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30년 만에 만난 동기들을 만나 너무 좋았다. 예전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고, 모두들 건강한 모습에 감사하고 행복했다. 늘 좋은 마음으로 행복한 인생길이 되기를 마음 모아 기원해 본다. 이번 행사를 보며 총 동기회 회장님을 비롯한 임원진님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내년에는 임관 35주년을 맞아 더욱 풍성하고 행복한 행사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해 본다. 오늘이 좋다. 내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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