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빠르게 소멸되어 가고 있다고 한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의 감소와 심각한 고령화가 우리 사회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뉴스를 자주 접할 때마다 마음이 너무나 무겁다. 이러한 총체적인 난관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면서도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한 많은 고민과, 다문화가정에 대해 배우는 좋은 기회가 있었다. 결혼하는 젊은이들의 수가 줄어들고, 결혼을 했다고 해도 먹고사는 문제가 현실로 다가오니,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그 하나의 해법으로 외국인들과 결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자연스러워지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요즘 우리 주변에 다문화 가정이 정말로 많다. 국적을 따지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외국인과 결혼을 하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는 다문화가정이라는 말도 없었다. 대부분 국제결혼이라고 하면 매우 부정적이었다. 그러던 것이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농촌 총각들이 결혼을 못해 동남아 여성들과 결혼을 하는 사례가 급격히 늘어났다. 지금은 다문화 가정이 30만 명에 가깝다는 통계를 본 일이 있다. 빠르게 다문화 가정이 늘다 보니 '다문화 가족지원법'이라는 것도 생겨났다.
그러나 다문화 가정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겪는 차별과 고통은 아직도 여전하다고 한다. 휴일 아침 우연히 너튜브에서 하리 원이라는 베트남 K팝 가수를 알게 되었다. 그녀는 베트남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다문화 가족이다. 그녀는 어려서 얼굴이 까무잡잡해서 친구들로부터 '깜둥이' '잡종'이라는 놀림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 어린 시절을 살면서 마음에 상처를 크게 입고 자랐다고 한다. 그래서 더 열심히 노력해서 반드시 성공한 사람이 되어, 놀림을 하는 친구들보다 성공해서 당당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현재 그녀는 베트남의 국민가수로 등극하여 많은 사람들의 우상이 되었다. 그녀는 베트남과 한국을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함은 물론, 한국의 문화를 베트남에 알리는 데에도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과 같은 다문화 자녀들에게도 관심이 많아, 많은 다문화 아이들과 교류하며, 그들이 더 자신감 있고 훌륭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녀는 차별을 극복하고 열심히 노력하여 베트남의 별이 되었다. 그녀의 눈물 나는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현재 국내에는 충청도, 전라도, 제주도 지역은 인구의 10%가 다문화 가정이라고 한다. 특히 농촌지역은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없으면, 학교를 문 닫아야 할 상황이라고 한다. 몇몇 지자체는 20% 이상이 다문화 학생이라고 한다. 그런 다문화 젊은이들이 자라 이제는 군에 오고 있다. 나와 함께 근무하는 용사 3명 중에 2명이 어머니가 베트남에서 오셨다. 가정은 그리 넉넉하지 않지만 인성이 바르고 착하다. 학교는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와 1~2년씩 전공에 맞는 직장생활을 하다가 군에 왔다. 예전에는 외관이 명백한 혼혈이면 군에 오지 않았지만, 1992년 이후 태어난 젊은이는 군에 입대하고 있다. 난 그 젊은 용사들과 즐겁게 군생활을 하고 있다. 직장생활을 해 봐서 인지 군대생활도 잘 적응하고 있다. 부모님들도 열심히 살고 계신다. 너무나 바르게 잘 자라주었다. 늘 격려와 사랑으로 자신감 있게 군생활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배려하고 있다. 자신감을 키워주는 방법은 칭찬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꾸짖음과 비난, 질책은 사람을 움츠리고 위축되게 만든다. 조금 잘 못 하고 실수를 하더라도 믿고 참아주며, 자세히 가르쳐 주는 것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당당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용사들이 매우 표정도 밝고 긍정적으로 생활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다.
인구가 부족해 가는 사회적인 현상 속에서, 다문화 가정은 더 빠르게 늘어날 것이다. 문화는 다르더라도 그들이 빠른 시간 안에 우리말과 문화를 배워, 우리와 함께 한 시대를 사는 반듯한 우리의 이웃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차별과 편견을 버리고, 그들이 잘 정착할 수 있는 우리들의 배려와 태도가 중요하다. 지역에서 만나는 다문화 가정의 예비군 대원들이나 용사들, 그리고 지역주민들에게 나의 마음가짐과 태도가 모범이 되고, 좋은 마음으로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근무하고 있다. 이곳에 오기 전 전 근무지에 김제시 다문화 지원센터가 있었다. 어느 날 센터장님과 인연이 되어 다문화 가족들에게 응급처치교육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었다. 말은 어눌하고 잘 통하지 않았지만, 그들이 하나라도 배우려는 눈망울이 초롱초롱 빛나는 모습을 보면서 깊은 감명을 받은 적이 있다. 수많은 예비군 대원들을 교육시킨 노하우가 빛을 발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그들이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충분한 예산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바르게 자란 다문화 2세들이 양국 간에 가교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다문화 가족들을 좀 더 배려하고, 그들이 따듯한 사회의 이웃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오늘이 좋다. 내일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