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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 문화예술동호회

취미

by 하모남


누구나 한 세상 살아가면서 희로애락의 시간 속에서 살아간다. 기쁘고 성내고 슬프고 즐겁게 살아가는 삶 속에서, 이왕이면 화나고 슬픈 일보다는 기쁘고 즐거운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누구나 그것을 바라고 그렇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며 살아가지만, 마음같이 쉽지 많은 않은 것 또한 우리네 인생이다. 하지만 나이 들어가면서 나의 선택에 의해서, 기쁘고 즐거운 자리를 찾아다니면 조금은 즐거운 인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스스로 위안을 가지고 산다. 기쁨은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의 흐뭇하고 흡족한 마음이나 느낌을 말하고, 즐거움은 즐거운 느낌이나 마음을 말한다. 어떻게 보면 기쁘고 즐거운 것은 동일한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기쁘고 즐겁기 위해서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했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가, 내가 무엇을 할 때 즐거운가를 알아가는 과정이 인생이고, 나이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반평생을 살았어도 내가 진정 좋아하는 것을 찾지 못했다면 그것은 불행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음악이 좋았다. 노래 부르고 듣는 것이 좋았다. 음악이란 소리로 즐거움을 표현하는 행위이다. 즐거움을 표현하다 보니 듣는 사람들도 즐거움이 전염되어, 모두가 하나가 되는 신기한 매력이 있다는 것을 음악활동을 하며 알게 되었다.


올해는 대한민국 육군 소위로 임관하지 35주년이 되는 해이다. 감개무량이라는 표현 밖에 할 수 없다. 지금까지 잘 참고 견디어 온 나 자신이 뿌듯하고, 스스로에게 깊은 감사를 느낀다. 이런 벅찬 감동을 함께 나누기 위해 모교에서 35주년 기념행사를 멋지게 마치고, 음악을 하는 동기들이 다시 한번 한자리에 모였다. 악기동호회를 이끄는 회장님이 수안보 연수원과 충주호 크루즈 선상공연을 기획하여, 모두가 기대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전국 각지에 사는 동기들이 모였다. 모두들 지역에서 악기로 봉사활동과 꾸준히 공연활동을 하는 멋진 친구들이다. 기타와 노래를 부르는 친구, 팬플릇과 하모니카, 색소폰, 고고장구, 음반을 내고 가수로 활동 중인 친구 등, 열정과 끼로 인생을 멋지게 살아가고 있는 친구들이, 전국 각지에서 한걸음에 달려와 모였다. 특히 충주동기회 회장님을 비롯한 동기들이 부부 동반으로 함께 하여 자리를 빛내주어, 너무나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동기라는 이유만으로, 함께 사관학교에서 땀을 흘렸다는 이유만으로, 생전 처음 보는 동기들도 쉽게 친구가 되어 어우러지는 모습에서, 동기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존재인가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


11월의 첫 주, 청풍호의 주변 산들이 울긋불긋 물들어 가는 모습이 꼭 우리와 함께 익어가는 모습 같았다. 한적한 연수원에는 잘 정돈된 잔디 운동장과 깔끔한 부대시설에 음향시설이 잘 갖추어진 무대에서, 우리는 함께 즐거운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었다. 오후 16시부터 시작된 공연은 식사시간도 잊은 채 열기로 가득했다. 어둠이 내려앉아 조금은 쌀쌀한 가운데에서도 회장님이 준비한 담요 선물이 추위를 달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멋진 야외 공연을 마치고 실내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 자정이 넘도록 즐거운 시간을 갖었다. 함께 술 한잔을 기울이며 영천의 추억, 화산 유격장의 추억을 공유하며, 그동안 어디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좀 더 알아가는 공감의 시간이 너무 좋았다. 지금은 10여 명의 동기들이 시작하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동기들이 함께 하자며 모임의 명칭도 변경을 했다. 326 악기동호회에서 326 문화예술 동호회로 확대하여 더 많은 동기들이 함께 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앞으로 연 2회 봄과 가을에 가족들을 동반하여 함께 모여 연주도 하고, 더 서로 정을 나누고 깊이 알아가며, 더 멋진 인생을 만들어 가기로 했다.



늦은 시간까지 즐거운 시간을 갖고 방으로 들어가니 따듯한 숙소가 기다렸다. 온기로 가득한 방에는 피로를 풀기에 충분했다. 둘째 날 기상과 함께 조식을 하고 크루즈 유람선 선상공연을 위해 정회나루 선착장으로 출발했다. 한참을 돌고 돌아 선착장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배에 오르려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는 선사에서 배려하여 먼저 배에 올라 공연준비를 했다. 1시간 반의 공연으로 많은 관광객 들과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인생을 살면서 흔치 않은 멋진 추억을 만들기에 충분한 공간이었다. 간단히 우리 공연단을 소개하고 진행되었다. 많은 관광객 분들이 박수를 치며 호응해 주어 공연하는 내내 행복했다. 공연을 마치고 행복한 마음을 안고, 점심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출발했다. 지역의 맛집으로 유명한 마늘정식으로, 맛난 점심식사와 함께 훈훈한 덕담이 오고 갔다. 이번 행사를 통해 동기회장님과 많은 동기님들이 물심양면으로 응원과 찬조 등으로 행사가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다. 도움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아무쪼록 다음 모임에는 더 많은 동기들이 함께 하며, 즐거움을 나누는 멋진 인생길이 되기를 바라본다. 다음 모임까지 더 건강하고 멋지게 각자 활동을 하다가, 더 밝고 좋은 모습으로 함께 하기를 기대해 본다. 오늘이 좋다. 내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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