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를 네가 나를 의지하는게 무섭다
아침에 눈을 뜨니
5시30분
딸아이가 유치원 관찰실습을 시작한지
두번째날이다.
어쩌다 보니 우리 모녀는 유아교육을 공부한
선후배가 되어 있다.
실습은 딸아이가 하고 있는데
겁은 내가 먹고 있다.
나의 대학시절이 오버랩 되면서
얼마나 힘들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딸 아이가 이 일 하는걸
너무 쉽게 생각할까 싶어 염려가 되었다.
엄만 실습때 너무 힘들어서 유치원 화장실 가서 울었다는둥
밥 먹을때 너무 눈치가 보여서 체하기 일수 였다는 둥
지도교사가 너무 날 하대했다는 둥
말 같지도 않은 푸념을 마구 쏟아냈다.
저녁밥을 먹으며 오늘은 어땠냐고 물으니
재미있었단다.
점심밥도 맛있어서 한번더 먹고 싶었는데
참았다며 웃었다.
심지어 유치원 매뉴를 꿰차고 앉아
정말 맛있었다는 얘길 두어 번 더 했다.
딸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부럽기도 하다가
괜시리 약이 올랐다.
세상이 변한건가?
매일 끝나고 오면 아이들이 주는
편지 한두장씩을 가지고 온다.
선생님 사랑해요
그리고는 선생님 내일도 오냐며 매일 묻는다고 한다.
아이들이 왜 그렇게 널 기다리는거냐고 물으니
몇초간 음...하며 눈을 아래위로 굴리더니 그냥 놀아줘서 그런거 같다고 한다.
난 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이들의 감정을 민감하게 읽어줘서 그렇다는걸
어느날 늘 밝게 등원하던 아이가 울면서 등원했다고 한다.
아이가 진정된뒤 유치원올때 왜 울었냐고 물으니
오늘은 유치원에 오고싶지 않았는데 엄마가 그냥 가라고 해서 왔단다.
그래서 기분이 너무 속상해서 그랬단다.
아이는 다행히 점심을 먹고 특별활동을 하는 시간에 장구도 열심히 치고
체육시간에 밝은 얼굴로 다시 회복된 모습을 보이니
자기 마음이 참 좋았단다.
난 문득 겁이 난다.
저렇게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계속 갈수 있을까?
그러다가 학부모의 민원에 상처받고,
예측하지 못했던 아이들의 안전사고에 상처받고,
주변 동료로 인해 상처받을
미래의 딸아이를 보며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몰두하고 있다.
딸과 같은 업에 있다보니
너무 먼 몇발치의 앞을 본다.
그리고 다짐한다.
겪어야 될 일이면 스스로 겪어보고
해봐야 할 일이면 스스로 해보는 삶을 살도록
격려해주는
엄마이자 선배가 되어야지
자식을 위해 뭔가를 해주는것의 힘듦보다
아무것도 안해주는 것
그것이 난 늘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