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돌다리도 두드려야 하는 이유

네맘이 내 맘이 아니더라

by 준비된화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떠한 말을 들으면

본인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그렇게 단정 짓는다.

흔히 '듣고 싶은 말만 듣는다.'라고 말하는 것이

그와 비슷한 의미일 것이다.




어느 날.

보건 교사 구인광고를 냈다.


* 근무일시: 3월 02일부터 근무가능한자

* 자격증: 간호(조무)사 자격증 소지자

* 급여: 보건복지부 호봉 준용


8년간 보건교사로 근무하던 그녀에게

시지원이 있어, 조금 더 안정적인

보육교사 직위를 권하며 공부를 독려했었다.


그녀는 보건교사로 꽤나 일을 잘했고,

아이들도 예뻐하는 모습이 교사로도

적합할 듯해 보였었다.

한편으로는 시지원이 전혀 없는

보건교사의 높아가는 호봉을 챙겨주는 것이

적잖은 부담이 됐던 것도 사실이었다.

일 잘하는 그녀를 놓치기 아까워 고심하던

나름의 차선책이었다.




그러나 보건교사로서 아이를 돌보는 건 하겠지만,

보육교사로 반 담임이 되는 것은 자신 없다라며

정중히 사양하고 병원으로의 이직을 위해

사직서를 제출했다.




어린이집의 보건 교사는 일이 참 많다.

등 하원 지도도 하며 학부모 응대뿐 아니라

영유아들의 컨디션을 살피는 일

각반의 영유아에게 투약하기와

영유아의 보건교육은 물론이고

교직원 건강검진 일정 챙기기 등

웬만한 사람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은 직위이다.




어찌 그것뿐이랴 전화 응대 하랴...

세세하게 굳이 따지자면 수십 가지는 될 것이다.

그간 일도 워낙 파리파리하게 잘하고 붙임성도 있어서

그 누가 와도 살갑게 응대하던 그녀였기에

퇴직 신청은 내게 적잖은 충격이 되었다.

그러나 무조건 붙잡을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보건교사 면접을 봤다.

들어온 이력서 중 서류 심사를 거쳐 3~4명으로 추려 면접을 보았다,

어떤 이는 경력은 적절한데 성격이 지나치게 분주하고 산만하며

어떤 이는 지나치게 말수가 적고 과묵해서 도통 말 걸기가 어려워 보였다.

다행히 한 선생님이 비교적 차분하고 곧 자격증을 취득한다고 하여 마음이 갔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마음이었다.


신입이라 약간의 염려가 되었지만

새로이 잘 가르치면 곧 우리 식구가 되겠지 하는

마음이 컸다.


업무에 대한 좋은 점, 힘든 점 등을 이야기하며

짧은 시간에 라포 형성도 훌륭하게 형성이 되었다.

면접을 진행하며 이력서를 좀 더 자세히 보니

간호조무사 시험을 아직 안 봤다고 한다.

우린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아직 자격이 없다면 어떻게 된 거냐고 묻자 곧 취득 예정이라고 한다.


그때가 12월이었으니 다음 해 3월 전엔 취득하리라

거기에서 시험 일정과 자격증 교부 날짜를 물었어야 했다.


면접관인 나와 원감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3월 02일부터 근무라는 구인광고를 냈으니,

당연히 그전까지 자격증을 취득하겠지...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일은 오늘에서야 터졌다.

면접하고 한 달이 훌쩍 지난 서류 제출 마감 날이었다.

제출된 서류를 훑어보니... 자격증이 미제출이다.

자격증은 왜 제출 안 하셨나요? 하고 물으니

시험은 한 달 후에 본다는 것이다.


아뿔싸

근무일은 3월 02일부터인데 3월 14일에 시험을 본다니...

'저는 원장님이 당연히 아시는 줄 알았죠"




결국 우린 서로에게서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들었다.



그는 어떻게 해서든 입사하고 싶은 마음에

자격증보다 자신 스스로를 어필하기에 바빴고,

우리는 3월부터는 무조건 근무해야 하니

자격증은 접어두고 성격과 인품만을 보기에 바빴다.




띵하고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했다.

부랴부랴 면접합격을 취소하고

재 구인광고를 냈다.



20240615_141107.jpg 우린 인생에 수 많은 종류의 다리를 건넌다.(사진 준비된화살)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증명하고,

점검해야 하며

단도직입적이고

직선적으로 묻고 따져야 할 뿐이다.


모든 사람은 본인이 듣고 싶은 말만 듣고

그렇게 생각하니까


리더여 돌다리도 두드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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