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자유와 고독
근래에 들어 뭔가 홀가분한 해방감을 종종 느낀다. 이유를 알지 못하는 감정이라 내심 불안하기는 하지만 느낌이 나쁘지는 않다.
학생들에게 자유에 관해 설명을 하다 생각이 멈춘다.
"여러분 요즘 정신적 방황을 겪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우리는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억압을 떨쳐낸 자유와 중심 없이 부유하는 자유는 의미가... 의미가... 의미가... 다릅니다."
"..."
"하지만 본질은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결국 관계로부터 벗어나는 것일 테니까요."
뒷수습을 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솔직하게 말했다.
"공부를 더 하고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자유의 본질은 고독이다. 자유와 고독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자유란 관계를 끊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니 고독은 자유의 대가다. 그러니 자유롭고 싶다면 기꺼이 고독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
이 간단한 생각을 이제껏 왜 하지 못했을까. 떠올려보니 세상 모든 것들이 양면적이다.
어쩐지 요즘 부쩍 외롭더라니. 가을도 아닌데. 이 눈부신 봄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