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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샘비 May 05. 2023

0과 1 사이

어제의 단상_#23

#23_0과 1 사이


논증에 관 설명을 하다 셰인 스노의 <스마트컷>에 나오는 '누구를 태울까'라는 질문을 해보았다.

"여러분은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 자동차 운전하다 길가에서 비를 맞고 있는 세 사람을 발견합니다. 한 명은 쓰러질 듯 위태해 보이는 할머니이고, 다른 한 명은 과거에 내 목숨을 구해준 적이 있는 친한 친구이며, 나머지 한 명은 한평생 꿈꾸어 오던 이상형입니다. 한 명만 태울 수 있다면 누구를 태우겠습니까?


(...)


한 학생이 답했다.

"이상형을 선택하겠습니다."


'이상형'을 선택한다면 그 타당성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지를 다시 물었다.


잠시 후 다른 학생이 했다.

"살면서 이상형을 만날 확률은 285,000분의 1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저는 이상형을 선택하겠습니다. 생에 단 한 번뿐인 기회를 놓칠 수는 없습니다."


웃으며 나는 말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할 확률은 60억 분의 1이라고 합니다. 믿기 어려운 확률이겠지만, 그 사랑이 이루어질 확률은 높아 보이지 않네요."


(...)


"그래도 그 선택을 응원하겠습니다. 가늠하기 어려운 숫자이지만 어차피 0과 1 사이에 놓인 숫자라 생각하면 선택의 무게가 조금은 가벼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확률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이 확률 안에는 얼마나 많은 삶이 잠들어 있는 것일까. 한 사람을 향한 열망과 절망이, 웃음과 눈물이 그리고 그 뒤에 얼마나 놀라운 진실 잠들어 있는 것일까.


어차피 0이거나 1일뿐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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