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저는 잘하고 싶어요

모든 건 너의 물음에서 시작되었다_#25 스물다섯 번째 밤

by 샘비

#25 스물다섯 번째 밤_그래도 저는 잘하고 싶어요


"아들, 무리하지 마. 그냥 자연스럽게 해."

"네, 알겠어요."


"아빠, 그런데 자연스럽게 하는 건 어떻게 하는 거예요?"


욕심에는 고통과 희생이 따른다. 애초에 모든 일이 잘 풀릴 수는 없으니, 시간을 들여야 하고 노력을 해야 한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야 한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때에는 기도라도 해야 한다. 그게 무엇이든 해야 한다.


나는 아이에게 욕심은 좋은 것이라고 가르쳤다. 내가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겠지만 아이는 무언가 좋은 결과를 이루어내려는 바람을 가지기를 원했다. 간절하게 노력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찾아온다는, 단순한 믿음을 가지기를 원했다.


"네 모습 그대로 있는 그대로 하는 거. 특별히 잘하려고 무리하지도 말고,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지도 말고."

"왜요?"


"그건 말이야."


솔직해지자.


나는 실패가 두려웠다. 실패로 인해 상처받는 것이 두려웠다. 최선을 다했음에도 실패했다는 절망보다는,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최선을 다했다면 성공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남겨두기를 원했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언젠가부터 자연스러움을 핑계 삼아 실패를 준비하는 말을 내뱉곤 했다. '이번에는 시간이 부족했잖아. 괜찮아, 다음에 잘하면 되지.' 아이가 실패로 인해 상처받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이었다.


"아빠, 그래도 저는 잘하고 싶어요."

"왜 잘하고 싶어? 힘들지 않아?"


"그냥 잘하면 기분 좋잖아요."


정작 결과에 집착했던 것은 나 자신인지도 모르겠다. 아이는 노력의 과정을 즐기고 있지는 않았을까. 실패를 성공의 과정으로 만드는 마법을 배우고 있지는 않았을까. 그럴 수 있다면 불확실한 가능성보다는 확실한 절망이 필요하지 않을까.


뻔한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고난은 삶이 던지는 질문이다. 질문에는 답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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