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즐거움_#12
#12 그냥 숙제를 하는 거야
"아빠, 공부는 왜 하는 거예요?"
"왜 공부하기 싫어?"
"아니요. 그런 건 아니에요. 그냥 궁금해서요."
"세상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서."
"많이 알면 뭐해요?"
"좋은 사람 되려고."
"좋은 사람이 되면 뭐해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주어진 숙제가 아닐까."
"어떤 숙제를 할지, 숙제를 할지 말지는 선택이겠지만. 선택에 따른 결과도 각자의 책임일 테고."
"무슨 숙제요?"
"다음 생을 위한 숙제."
"다음 생이요? 죽고 난 다음 말이에요?"
"응. 죽고 난 다음."
"생각해봤는데, 살아있는 동안에는 숙제를 잘했는지, 못했는지 알 수 없겠더라고."
"그럼 죽을 때까지 공부를 해야 하는 거예요?"
"그렇겠지. 그래도 숙제를 잘하면 다음 생에는 다른 숙제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것도 숙제잖아요."
"그래도 아빠는 나머지 공부를 하고 싶지는 않아."
"아빠, 그럼 다음에도 우리 다시 만나면 좋겠다. 숙제 다하고."
"그래, 다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