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건 너의 물음에서 시작되었다_#30 서른 번째 밤
#30 서른 번째 밤_우리는 계속 물어야 한다
"아빠, 슈퍼맨은 사람이에요?"
"율이는 어떻게 생각해?"
세상에는 질문이 필요하지 않은 자명한 사실들이 널려 있다. 하지만 그러한 사실에도 기원은 있다. 다만 우리가 그 기원을 묻지 않을 뿐이다. 그렇게 우리는 관념의 벽을 쌓아간다.
아이들은 질문이 많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아이들이 관념의 벽에 갇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는 눈앞에 놓인 모든 것이 당연하게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들의 질문은 언제나 낯설고, 그만큼 근본적인 것이다.
"슈퍼맨은 크립톤 행성에서 왔잖아요. 그러니까 사람이 아니죠."
"그래도 ‘맨’이잖아?"
그러니 아이들의 질문에 섣불리 답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왜 당연한지를 분명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 '그건 왜 그럴까?', '너는 어떻게 생각해?'라고 되물어주는 수밖에 없다. 관념의 벽을 쌓지 않고 싶다면 말이다. 필요한 건 정답이 아니라 대화일 뿐이다.
"그러면 아빠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런 건 아니지만."
"사람이 뭐지? 아빠는 사람이지만 사람이 뭔지 잘 모르겠다."
"사전에 '직립 보행을 하고, 언어와 도구를 사용하며, 문화를 향유하고 생각과 웃음을 가진 동물'이래요."
"그건 아무것도 말해주지 못하는 것 같아. 너무 단순하면서도 복잡해."
"우리 사람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내일 밤에 다시 이야기하자."
아이들의 낯선 질문은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된다. 그럴 때 세상의 축이 거침없이 흔들린다. 아이들의 걸음이 쿵쾅쿵쾅 무거운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낯선 것이 아니라 익숙해지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익숙해지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계속 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