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건 너의 물음에서 시작되었다_#37
#37 서른일곱 번째 밤_균형은 정직하다
"아빠, 발 닿게 조금만 내려주세요."
"그래 내려줄게. 조심해."
집 앞 놀이터에서 아이와 함께 시소를 탄다. 올라가고 내려오고, 다시 내려오고 올라간다. 오르락내리락 이런 균형은 정직하다.
"시소는 참 정직한 것 같아. 자기 무게만큼 주고받으니까."
"저는 더 무거워져야 할 것 같아요."
관계의 본질은 '주고받음'이다. 우리는 살아가며 누군가와 무언가를 주고받는다. 그것이 무엇이든 주고받음을 통해 '관계'가 만들어진다. 한 발 물러서면 멀어지고, 다가가면 가까워진다. 이 세상에 주고받지 않는 관계는 없다.
'대가'는 관계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이다. 균형이 흐트러질 때에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균형이 무너지고 관계는 '상처'를 입는다. 어떤 형태의 관계든 무조건적인 사랑은 없다. '사랑'에는 언제나 대가가 따른다. 갓 태어난 아기에게 왜 온갖 정성을 쏟겠는가. 아이가 주는 신비와 기쁨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누군가와의 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면 그건 분명히 '주고받음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 시소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지는 않은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람은 주고받음으로써 관계를 맺고, 주고받음의 균형에 의해 관계를 지속해 간다. 관계는 균형이다.
"언젠가는 그렇게 되겠지."
"그때는 제가 발을 들어드릴게요."
"그래. 그때는 잘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