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건 너의 물음에서 시작되었다_#39
#39 서른아홉 번째 밤_빛의 순간을 위해 계속 걸어가야 한다
"아빠는 지금까지 살면서 언제가 가장 행복했어요?"
"행복? 지금."
"히히. 그러실 줄 알았어요. 저도요."
"이 길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구에게나 영원히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순간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밤길을 걸을 때나 즐거웠던 여행이 끝나갈 무렵. 인생에 몇 번쯤 시간을 잘라내어 길게 펼치고 싶은 순간이 온다.
우리의 삶이란 게 문제투성이일지라도, 그런 빛의 순간을 위해 계속 걸어가야 한다. 때론 멈춰서 기다리고 때론 숨차게 뛰기도 해야 할 것이다. 이 길의 끝이 막다른 골목일지라도 가야 할 때는 가야 하는 법이다.
"아빠는 지금까지 살면서 언제가 가장 싫었어요?"
"지금."
"왜요?"
"이 길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은 문제로 가득 찬 풍선과 같다. 풍선이 터지지 않도록 우리는 크든 작든 저마다의 문제를 껴안고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각자에게 주어진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야 한다. 그것을 운명이나 숙명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고 영혼의 숙제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신의 변명을 믿지는 않지만 어찌 되었든 산다는 건 귀찮은 일이다.
귀찮음을 견디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귀찮음을, 때때로 찾아오는 어둠의 순간을 견뎌보기로 했다. 때론 힘들고 지쳐도 살아만 있다면 사람은 어떻게든 되는 법이니까. 걷다 보면 시간을 잘라내고 싶은, 빛의 순간이 올 테니까.
"아들, 우리 조금만 더 걸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