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건 너의 물음에서 시작되었다_#6 여섯 번째 밤
#6 여섯 번째 밤_누군가는 행복했으면 좋겠다
“겨울 방학이 다 끝나가요.”
“아쉬워? 학교 가기 싫어?”
“아니요. 학교 가는 거 좋아요.”
“아빠는 일하러 가기 싫은데. 율이는 좋겠다. 여전히 뜨거워서.”
몇 년 전부터 그간 해왔던 일들이 차츰 의미를 잃어갔다. 일분일초, 시간에 쫓겨 살았던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서워졌다. 때때로 의심은 확신이 되었다.
“아빠는 일하러 가기 싫어요?”
“그러면 안 되는데, 가기 싫어.”
“왜요? 힘들어서요?”
“그냥 어느 날부터 재미도 없고 자신도 없고.”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열정이 잠시 사라진 것이 아니라 절정이 지나버린 것임을.
그럴 때마다 예전에 살았던 남쪽 바다 마을이 자주 떠오르곤 했다. 피어나지 말았어야 할, 노란 배추꽃이 두 눈을 가득 채웠던 그 마을의 풍경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래도 누군가는 행복했으면 좋겠어. 어쩔 수 없잖아. 조금만 더 버텨봐야지.”
“아빠, 힘내세요.”
“그래, 그래야지. 고마워 아들.”
내가 아니라도 괜찮다. 나로 인해 누군가는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게 너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