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는 일을 사랑할 필요는 없다

모든 건 너의 물음에서 시작되었다_#7 일곱 번째 밤

by 샘비

#7 일곱 번째 밤_내가 하는 일을 사랑할 필요는 없다


“아빠, 일 하는 거 많이 힘드세요?”

“조금. 그래도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졌어.”


“일이 다시 좋아졌어요?”

“아니. 그 반대.”


나는 일을 목적으로 대해 왔다. 일 자체를 좋아했고 그런 만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뚜렷한 성과가 없더라도, 남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상관없었다. 일이 진행되는 과정을 통해 행복을 느꼈다.


목표를 세우고 지우고 다시 세우기를 반복했다. 항상 시간에 쫓겼다. 스스로를 끝없이 몰아세웠다. 하지만 슬프게도 타고난 재능은 부족했고, 노력은 재능의 부족함을 이기지 못했다.


차츰 자신의 바닥이 보였다. 노력은 이상과 현실의 거리를 메우지 못했다. 그럴수록 외로웠다. 일은 더 이상 목적이 되지 못했다. 다행스럽게도 자책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다음 세상에는 좀 더 좋은 슈트를 입고 싶다.


“아빠는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어.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도, 잘하지 못한다는 것도 다 받아들이기로 했어. 미련 때문에 멈춰 있기는 싫어. 다른 방향으로 한 걸음만 더 나아가보기로 했어. 그게 더 용기 있는 선택인 것 같아서.”


내가 내린 결론은 일이 목적이 되면 언젠가 고통이 따른다는 것이었다. 꿈이나 이상은 내일의 다른 이름일 뿐이기 때문이다.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니 지금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할 필요는 없다. 그게 무엇이든 일을 하는 의미를 사랑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공부하다 말고 뭐해?”

“잠깐 물 마시러 나왔어요.”


“공부 다 하면 아빠가 선물 줄게.”

“네. 네. 네. 열심히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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