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덮인 산은
때로는 설렘을,
때로는 두려움을,
때로는 차가움을,
때로는 따스함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죠.
아무도 안 밟았던 새하얀 눈길을 밟을 때는, 나만의 흔적을 남긴다는 생각에 묘한 짜릿함이 느껴집니다. 많은 이들이 밟아서 조금 거뭇해진 눈길을 밟을 때는, 미끄러울까 걱정됐던 곳을 마음 놓고 밟아도 되겠다는 생각에 조금의 안정감이 느껴집니다. 짜릿함과 안정감을 한곳에서 느낄 수 있다니, 이것이 등산의 매력이 아닐까요?
사진에 담긴 모습은 앞에 놓여 있는 오르막길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언제나 오르막길의 끝에 있는 '정상'이지요. '정상'은 우리가 달성하고 싶은 목표이고, 이는 우리 마음속 1순위이죠. 그에 반해, 내리막길은 목표를 달성한 후, 우리가 있던 곳으로 돌아와야 하는, 어쩌면 지루할 수도, 어쩌면 우리에게 아쉬움을 느끼게 할 수도 있는 길입니다. 올라가는 길, 정상을 찍은 사진은 많아도, 정작 내려오는 길을 찍은 사진은 별로 없습니다. 내리막길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을 수도, 내리막길에서 사진을 찍을 여유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설산은 '정상'을 찍고 난 후, '내려오는' 과정이 더욱 힘들고 위험하다고 합니다. 등산에서의 진정한 시험대는 오르막길이 아니라 내리막길입니다. 등산은 인생과 닮아있지 않을까요? 누구나 정상을 바라고, 정상에 도달하고 싶어 합니다. 다만, 내려갈 때의 생각은 잘하지 못하죠. 하지만 인생에서의 내리막은 오르막처럼, 혹은 오르막보다 더욱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오르막은 잘 못 오르더라도 그곳에 멈춰 행복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리막은, 잘못 내려가면 다칠 수도, 혹은 죽을 수도 있습니다. 인생의 내리막을 설계함이 누군가에게는 슬프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꼭 생각해야 할 문제임을 이 사진을 통해 느끼는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