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에서 외국어의 중요성

AI 시대에(?) 사는 우리

by 홍성훈

비즈니스, 업무 상황에서 외국어 능력은 얼마나 중요할까? 미래에는 그 중요도가 얼마나 커질까? 혹은 작아질까?


SK케미칼과 PWC의 DT 프로젝트의 중국어 업무 지원 인턴(혹은 계약직)으로 3개월 간 일하고 있다. 계약기간의 끝을 달려가고 있는 만큼, 다양한 업무 상황을 맞이했다. 오퍼레이션 컨설팅 RA 업무와 통번역 업무를 병행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그중, 외국어(나의 경우 중국어이다) 능력과 관련해서는 기본적인 문서 번역 업무, 화상회의 혹은 출장 대면 회의에서의 통역 업무 등이 있었다.


전공연관성? 모르겠고, 일단 두드려보자

인문계열 전공자인 나에게, 오퍼레이션 컨설팅? 관련성이 없지는 않아 보인다. 그런데 DT팀에서의 근무? 어찌 보면 동떨어진 분야로 보일 수 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관점을 조금만 바꿔 생각한다면, 외국어라는 무기 하나만으로도 다양한 분야와 연결고리가 발생한다. 그 분야가 프로그램 개발, 화학산업 등 내가 모르는 분야여도 큰 상관이 없다. 왜일까?


반드시 그 분야의 전문가일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전문가는, 한 분야의 장인 같은 것이다. 그 분야의 기술만 가지고 있어도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정도의 사람 말이다.


외국어, 통역, 각국의 전문가를 한 곳으로

나는 개발자가 아니다. 화학 산업의 전문가 또한 아니다. 다만 통번역으로써 각 국적의 전문가들이 원활히 소통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모든 지식을 완벽히 이해할 필요는 없다(물론 모두 이해한다면 참 좋겠지만). 짧은 시간 내에 이를 해낼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원활히 소통할 수 있게 연결시켜 줄 수 있을 정도의 외국어 능력과 텍스트 및 맥락 이해 능력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소통 권력

인턴 기간 동안 통번역에서 파생되는 여러 작지 않은 역할을 부여받았다. 기업의 법인 다원화가 진행되는 추세이고, 이에 따라 업계 용어에 이해도가 있는 통번역 인재의 수요가 각 산업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나의 중국어 구사가 완벽한 중국인에 가까운 정도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일단 외국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다는 점 자체가 굉장한 메리트가 된다.


추가적으로, 초국가적 사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결국 언어 간 소통의 수요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만약 진출 국가의 언어로 비즈니스 논의를 진행할 수 있다면, 그 진출 속도는 언어가 통하지 않을 때와 비교했을 때 훨씬 더 빠르다는 걸 누구나 알 수 있다.


AI 시대?

그러나, 우리는 AI가 발전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AI 발전의 속도는, 인간의 존재에 위협을 가한다고 느껴질 정도로 빠르다. 데이터 수집, 자체 학습 등을 통해 번역 분야에서는 몇 년 전과 비교했을 때 괄목한 성장을 거뒀다.


나도 번역을 할 때 AI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사내 GPT API를 통해 작업을 하면, 수동으로 번역할 때보다 훨씬 시간이 절약된다. 또한 해당 AI는 어려운 산업 용어 관련 단어 또한 수월하게 번역하여, 오히려 나의 중국어를 가르쳐주는 스승님이 될 때도 있다.


물론 번역 시의 출발어 뉘앙스를 파악하는 능력 자체는 인간을 아직은 따라오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음성 인식 능력이 인간보다는 뒤떨어지는 편이다. 그러나 몇 년, 아니 몇 달이 될 수도 있다. 일정 시간이 지난 후, 해당 부족함을 보완한 발전된 통번역기가 세상에 출시된다면, '통역가', '번역가'라는 직업의 입지는 확연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인간이 하는 일

'통역가', '번역가'라는 직업 자체는 언젠가는 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비즈니스에서 외국어의 중요성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본다. 사라진다고 해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결국 뭐든 사람이 하는 일이다. 설령 AI가 완벽히 통역, 번역을 하는 날이 온다고 하더라도, 해당 작업이 잘 수행되고 있는지 관리는 계속적으로 필요하다. 결국 관리자 역할은 남게 될 것이다.


그리고 관계와 소통으로부터 나오는 신뢰는 결국 인간 대 인간의 형태이다. 관리가 필요 없어질 정도로 고도화된 통번역 시스템이 구축되더라도, 인간이 대면하여 서로의 언어로 소통하는 ‘비즈니스적 낭만‘을 위해서라도, 외국어는 ‘소통의 주체로서의 인간‘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그 가치를 유지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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